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이달 들어 일방적으로 카드 수수료를 인상한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하나 등 5개 카드사에 대해 4일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금융계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낮추고 대형 가맹점은 높이라고 한 정부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이 이 같은 사태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車-카드 싸움 된 '수수료 관치'…현대·기아차, 5社와 계약 해지
현대차는 이날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카드 수수료 인상을 강행한 신한 삼성 KB국민 롯데 하나 등 5개 카드사와 오는 10일부터 가맹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11일부터 계약을 해지한다. 5개 카드사가 카드 수수료를 원래대로 돌리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구매할 때 5개 카드사 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이번 계약 해지는 카드사들이 이달 1일부터 현대·기아차 등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 2만3000여 곳의 카드 수수료를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카드사들은 현대·기아차에 1.8% 수준인 카드 수수료율을 1.9% 중반으로 높이겠다고 지난달 통보했다. 이 가운데 신한 등 5개 카드사는 현대·기아차와 합의 없이 수수료를 인상했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는 비씨·현대·우리·NH농협카드 등과는 수수료율 협상을 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는 정부와 카드사의 방침이 바뀌지 않으면 다른 완성차업체도 가맹계약 해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통신사, 대형마트, 항공사 등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들은 이달 말까지 수수료 인상폭을 놓고 협상하지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은/도병욱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