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중국 최고 부호인 쉬자인(許家印)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 회장이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쉬 회장이 새로 만든 회사는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상하이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본격적 중국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에서 각국 전기차 메이커들 간의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27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쉬 회장은 지난달 20억 달러(약 2조2천300억원)의 자본금으로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에 헝다신에너지자동차를 설립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거부가 된 쉬 회장은 최근 수년간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함께 중국 1위 부호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인물이다. 작년 12월 포브스 집계를 기준으로 쉬 회장은 367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부동산 재벌인 쉬 회장이 신에너지 차량 제조업에 뛰어든 것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로 떠오른 중국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전쟁과 급속한 경기 둔화의 여파로 작년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그런데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 차량 판매는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보조금 지원 정책을 등에 업고 중국 신에너지 차량 시장에서는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도 관세 장벽을 넘어 중국 시장을 직접 공략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상하이 린강(臨港) 산업구에서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의 착공식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올 연말부터 모델3 등 일부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며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 능력이 50만대에 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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