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반도체 제품인 D램 가격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D램값, 두 달새 30% 하락
27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5.13달러로 전월보다 14.5% 하락했다. 2016년 6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발표되기 시작한 후 지난 1월(17.24%)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올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D램 가격이 3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폭을 키웠다. 2월 낸드플래시 가격(128Gb MLC 기준)은 4.22달러로 1월 대비 6.64% 내렸다. 2014년 2월(-11.14%)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대형 PC 거래처에 제품을 대량 공급할 때 매기는 가격이다. 전체 D램 거래량의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 동향을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업계는 가격 하락폭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세계 1위 메모리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엔 주요 서버용 D램 고객이 재고를 털어내면서 수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 이후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하반기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여파로 반도체 가격 약세가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