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30년 가까이 독점 운항해온 몽골 하늘길이 아시아나항공에도 열렸다. 부산 김해공항의 첫 중장거리 노선인 부산~창이(싱가포르) 노선에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취항하게 됐다.

아시아나 '몽골 하늘길' 잡았다…주 3회 추가 운수권 획득
국토교통부는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인천~울란바토르, 부산~창이, 한국~마닐라, 한국~우즈베키스탄 등 16개 노선의 운수권을 아시아나항공 등 8개 항공사에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들은 항공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31일부터 취항할 수 있다.

지난해 몽골과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주 3회 운수권은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됐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약 30년간 독점 체제가 깨진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과 몽골 항공당국은 1991년 항공협정을 맺으며 1국 1항공사 체제에 합의, 현재까지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 몽골에선 미아트항공이 독점 운영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같은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 지난 20여년간 공급 증대를 요청하는 등 공을 들여왔고, 이번 운수권 배분으로 결실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90석 규모의 A330-300(290석)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항 시기는 미정이다. 이와 함께 추가로 확보한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 주 1회는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에 배분됐다.

몽골노선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체제로 전환되면 운임이 현재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몽골 노선 운임(왕복 기준)은 평소 60만원 수준이지만 성수기인 6~8월에는 100만원에 달한다. 운항거리(1975㎞)가 비슷한 다른 노선에 비해 비싼 편이다.

김해공항의 첫 중장거리 노선으로 주목받았던 부산~창이 노선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 각각 7회분이 배분됐다. 2003년 취항한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이어 16년 만에 열리는 싱가포르 노선이다. 중단거리 중심에서 중장거리로 노선 확장을 꾀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에는 첫 ‘중장거리 시험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영남 지역 시민들의 편의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혼잡한 노선으로 꼽히는 한국~마닐라 노선은 에어부산에 주 950석(주 5회)이 신규 배분됐고,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에는 주 178석(주 1회)이 추가로 배분됐다.

한국~우즈베키스탄 노선은 기존에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1회씩 추가 배분됐다.

서기열/박상용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