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신차 수출 물량이 전년보다 3.2% 줄어든 것과 달리 중고차 수출은 23.6% 급증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고차 수출이 늘어나자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호황을 맞았다. 경쟁력 있는 중고차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업자들이 앞다퉈 경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중남미로 수출 활로 개척

작년 중고차 수출 24% 증가 고공행진…중고차 경매시장 '덩달아 호황'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된 중고차는 36만1023대로 집계됐다. 2017년(29만1990대)에 비해 7만 대가량 늘었다.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2012년 37만5987대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5년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 경기 침체와 중고차 관련 규제 강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후 업체들이 중동 대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면서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중고차가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리비아다. 작년에 리비아로 수출된 중고차는 14만3859대로, 전년(8만8728대)보다 62.1% 급증했다. 리비아는 2013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의 중고차 수출 국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캄보디아(2만4761대)였다. 가나(2만2128대)와 도미니카공화국(1만8998대)이 뒤를 이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중고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연식이 오래된 저가형 차량 위주로 수출하던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관리가 된 차량들이 수출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경매장 거래 급증

중고차 수출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중고차 수출 업체들이 경매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롯데오토옥션에 등록된 중고차 수출 업체는 2015년 400여 개에서 지난해 680개로 늘어났다. 현대글로비스 경매장에서 경매에 참여하는 업체 수도 같은 기간 1370개에서 1816개로 증가했다. 중고차 경매장의 거래량도 많아졌다. 현대글로비스와 롯데오토옥션, AJ셀카 등 국내 3대 중고차 경매장에서 낙찰된 중고차는 2015년 9만1915대에서 지난해 13만2689대로 44.4% 늘었다.

업체별로는 현대글로비스의 낙찰 물량이 4만7410대에서 5만7574대로 21.4%, 롯데오토옥션의 거래량이 2만3365대에서 3만6111대로 54.5% 늘었다. AJ셀카도 같은 기간 2만1140대에서 3만9004대로 낙찰 대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의 서비스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롯데오토옥션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중고차 수출 지원 플랫폼 ‘롯데오토옥션 글로벌’을 선보였다. 차량 정비부터 운송, 대금 결제까지 중고차 수출 전 과정에 걸쳐 대행 서비스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관의 사업 목적에 ‘온라인 중고차 거래 관련 일체의 사업’을 추가했다. 직접 경매장을 찾지 않고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