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6년 만에 적자전환한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홀드(보유)를 유지했다. (자료 = 연합뉴스)
증권가가 6년 만에 적자전환한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홀드(보유)를 유지했다. (자료 = 연합뉴스)
한국전력의 주가가 빠지고 있다. 지난해 20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6년 만에 적자전환한 데 따른 여파다. 올해 실적은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는 적극적 매수보다는 관망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없인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25일 오후 2시10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450원(1.31%) 하락한 3만3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208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적자를 낸 것은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매출액은 60조6276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1508억원을 기록했다.

다행히 올해엔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NH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364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원전이용률이 78%로 전년보다 9.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예상돼서다.

하지만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KB증권은 한국전력이 1분기에 4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이용률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비용 증가 요인이 많다는 점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홀드(보유)를 유지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엔 원전이용률 상승(2018년 1분기 57.3%→2019년 1분기 76%)으로 발전원가가 낮아지면서 연료비가 전년동기 대비 4359억원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라면서도 "발전용 LNG의 원료단가가 1년전보다 27% 상승했고 RPS(신재생발전의무비중)이 지난해 5%에서 올해 6%로 상승하는 등 비용 증가 요인도 많다"고 판단했다.

다른 증권사도 매수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중립으로, DB금융투자는 홀드(보유)로 각각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전기료 인상 없이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대적인 연료비 부담 완화, 세제 개편 효과, 평균 원전 이용률 상승 등으로 작년보다 시황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미세먼지 관련 석탄 발전 이용률 둔화로 기저발전 가동률이 의미있게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전기료 인상 없이는 실적 개선 폭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료비 및 전력 구입비 증가율 둔화로 1분기부터 실적이 전년비 대비 개선세로 돌아설 수는 있겠지만, 자본이익률은 1.7%로 2%이하에 그치고 있다"며 "요금 인상 혹은 연동제 도입 없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은 크지 않아 보이며, 3차 에너지 기본 계획을 검토한 후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심지어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쪽에서도 상승 여력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나 환경급전 등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해 주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