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보험업계

표준약관 개정 불가피
화재·영업배상 등 보험금도 증가
보험료 줄줄이 동반상승 예고
대법원이 21일 육체근로자 정년을 기존 만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보험업계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번 판결에 따라 늘어나는 보험금 지급액만큼 추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통사고 보험금 연간 1250억 늘어…車보험료 1.2% 올려야"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현재 가동연한을 60세로 인정하는 판례를 반영해 1996년 8월 이후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취업가능연한을 60세로 정하고 있다. 가동연한은 대인배상 사망·후유장해 상실수익액, 부상 휴업손해 등 계산에 영향을 미친다. 상실수익액은 교통사고 등으로 보험가입자가 사망하거나 장해를 입었을 때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경우 경제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배상해주는 금액이다.

지금은 상실수익액을 계산할 때 취업가능연한을 60세로 해 취업가능월수를 산정한다. 또 부상으로 인한 휴업손해 계산 때도 사고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취업가능연한을 초과하면 휴업일수를 산정하지 않는다. 이번에 가동연한이 65세로 늘어남에 따라 보험회사들은 취업가능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내용의 표준약관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법원 판례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보험금 지급 기준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타 배상책임보험에도 영향을 미친다. 배상책임보험은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기업의 경영활동 중 우연한 사고로 다른 사람의 신체 또는 재물에 손해를 입혀서 발생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한다. 가족 일상생활 중 배상책임이나 화재 배상책임, 생산물 배상책임, 임대인(임차인) 배상책임, 교원업무 중 배상책임, 영업 배상책임, 시설소유관리자 배상책임 등이 있다.

기타 배상책임보험은 약관상 별도의 손해액 산정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대부분 보험사가 자동차보험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역시 약관을 바꿔야 하고 보험금 지급액도 늘어나게 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배상책임보험도 지급보험금이 늘어나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지상등의 원칙은 보험계약에서 장래 수입이 될 순보험료의 현재가치 총익이 장래 지출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 총액과 같게 하는 것을 뜻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가동연한이 65세로 올라가면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지급보험금은 연간 1250억원가량 증가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기준으로 최소 약 1.2%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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