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판매량 저조…봄옷 구매 증가 추세
포근한 겨울 날씨·경기불황 영향이란 분석
소비자들 구매 패턴 변화에 패션업계 봄 신상 출시 앞당겨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트렌치코트' [사진=티몬 제공]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트렌치코트' [사진=티몬 제공]

패션업계가 일찌감치 봄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포근한 날씨와 경기 불황 영향으로 패딩 등 겨울 제품 판매량이 저조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1일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봄철 데님 재킷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6.3배, 트렌치코트 판매는 약 4배 증가했다. 11번가가 설 연휴 직후 패션 카테고리 봄 신상품 행사를 진행한 결과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 특히 카디건, 블라우스 등 간절기 상품의 매출 증가율은 최대 9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 달(2018년 12월 29일~2019년 1월 28일) 사이 여성 트렌치코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일러드 재킷(신사복 형태의 깃이 달린 재킷)은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8% 급증했으며 대표적 봄 상품인 프릴 블라우스(주름을 잡아 물결 모양을 낸 블라우스)도 판매량이 135% 늘었다.

남성들도 봄옷을 준비하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남성 트렌치코트 판매는 전년 대비 133% 늘었으며 패딩 대신 입을 수 있는 바람막이 점퍼와 집업 점퍼 판매량도 각각 113%, 57% 증가했다.

반면 '국민 필수템'이라고 불렸던 패딩의 인기는 줄어들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롱패딩 판매율은 전년 대비 59%나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변화가 생기자 패션업계는 봄 신상품 출시를 앞당겼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유(GU)는 최근 2019 봄·여름 시즌 트렌드 컬러인 베이지 계열의 '에크루 컬렉션'을 선보이고 트렌치코트와 스커트, 스웨터 등 봄 상품을 출시했다.

현대홈쇼핑(64,300 +2.23%)은 미국 유명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AK앤클라인'을 신규 론칭했으며 CJ ENM 오쇼핑 부문은 자사 패션 브랜드 '씨이앤(Ce&)'의 새 모델로 배우 이종석을 발탁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럭셔리 스트릿', '럭셔리 옴므' 테마로 매장 개편을 단행했으며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은 패딩 대신 봄부터 초여름까지 착용 가능한 '네오소닉 남성 트랙 재킷'을 출시해 이 대열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유난히 따뜻했던 올겨울 날씨가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20일까지 서울의 한파 일수(영하 12도 이하)는 단 하루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추위가 극심했던 지난 겨울과 달리 올겨울에는 다소 포근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봄옷 구매가 빨라지고 있다"며 "아웃도어 롱패딩의 경우 가격이 비싼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이미 작년에 한 벌씩 사둔 가정이 많아 추가로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로 올겨울이 따뜻했고 봄이 짧아졌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패션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지난해엔 롱패딩 열풍으로 생산을 늘렸지만 올겨울에는 기대보다 매출이 작아 생산 물량의 30% 정도가 재고로 쌓였을 것"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안 좋으면 새로운 상품을 계속 내놓는다"며 "지금부터 봄 상품을 팔지 않으면 재고 처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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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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