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렌털 1위 코웨이, 세계 시장 진출로 실적 높이 난다
국내 1위 생활가전 렌털업체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렌털 사업을 시작한 1998년 코웨이 매출은 약 900억원이었다. 이후 꾸준히 늘어 2005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연매출 3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조9780억원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렌털 품목의 다변화, 세계 시장 진출 등에 힘입어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형 렌털의 역사, 코웨이

1989년 설립된 코웨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다. 정수기를 생산해 방문판매를 통해 팔았다. 100만원 이상인 고가 정수기를 판매하기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창고에 정수기가 쌓였다. 고민 끝에 차라리 빌려주기로 했다. 과장급 직장인이 맑은 물을 마시는 데 2만7000원쯤은 쓸 것이란 생각에 2만7000원짜리 렌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세계 어디에도 없던 국내 생활가전 렌털 서비스의 시작이었다. 초기 목돈이 들지 않고, 언제나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강점이었다. 이 덕분에 정수기는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웨이의 렌털 계정 수는 약 701만 개다. 1998년 약 5만 개에서 20년 만에 대폭 증가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2015년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하는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38위로 첫 진입한 뒤 지난해 31위로 상승했다. 코웨이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무한책임위원회’ 등의 경영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매주 위원회를 열어 현장에서 발생하는 제품과 서비스 문제를 찾아 즉각 개선한다.

매트리스 등 렌털 품목 다양화

코웨이 매트리스
코웨이 매트리스
코웨이는 정수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빌려주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늘린 것이 실적 성장의 동력이 됐다. 1994년 공기청정기, 2002년 비데 렌털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2011년엔 매트리스를 빌려주기 시작했다. 매트리스 렌털 판매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트리스 렌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4만6000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사계절 의류청정기 렌털 상품을 도입했다. 코웨이가 내놓은 사계절 의류청정기는 의류를 살균 탈취하는 기존 의류관리기에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관리기에 넣은 의류뿐만 아니라 옷방에 보관하고 있는 사계절 의류 전체를 관리할 수 있다. 옷방의 습도를 조절해 먼지가 쌓이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외출 때 입었던 옷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실내가 오염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막아줄 수 있는 의류관리기와 의류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동남아 렌털 계정 200만 개”

코웨이 말레이시아 코디가 이용자와 상담하고 있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코디가 이용자와 상담하고 있다.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200만 계정을 달성하겠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타아레나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100만 계정 돌파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렌털 계정은 지난해 말 100만 개를 넘어섰다. 2006년 말레이시아법인을 설립한 지 12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코웨이는 2007년 말레이시아에 한국형 렌털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2010년 무슬림 이용자를 위해 정수기 ‘할랄 인증’을 받는 등 현지화에 힘썼다. 2017년부터 건강 마라톤대회인 코웨이런을 개최하고, 지난해엔 공항에 코웨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그 결과 현지 업체를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