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 최태원의 SK, 이유 있는 '빚' 늘리기
SK그룹의 이유 있는 '빚 늘리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그룹의 부채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의 지난해 회사채 발행량은 직전연도 대비 20% 증가했다. 2018년 작년 국내 금리의 상승세가 제한적이었고, 회사채 수요가 탄탄해지는 등 발행여건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경기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불안해진 그룹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SK그룹은 역대 최고 수준인 7조90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3조7000억원으로 2위인 롯데그룹과 3조5000억원으로 3위인 LG그룹과도 격차가 컸다.

SK그룹의 기존 회사채의 만기 상환 용도가 아닌 순발행액도 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SK그룹 계열사별 회사채 발행액을 보면 지주회사 SK와 SK텔레콤이 1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SK에너지(1조원) SK인천석유화학(6600억원) SK하이닉스(6400억원) SK이노베이션(5000억원) SK종합화학(5000억원) 등의 순으로 통신, 반도체와 정유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이 많았다.

올해도 SK그룹이 8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주요 그룹 중 가장 많은 채권을 발행 중이다. SK그룹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90%로 낮고 영업현금흐름도 26조원 수준으로 유동성도 나쁘지 않아 회사채 발행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그룹은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신규 사업 확대에 쓸 것이란 관측이다. 신규 사업의 주체는 지주사 SK, 통신사 SK텔레콤, 한국형 모빌리티를 지향하는 SK브로드밴드 등이 꼽힌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주사 SK 관계자는 "SK는 투자형 지주회사"라며 "좋은 매물이 나왔을 때 매수하기 위한 실탄 확보 등의 이유로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매물을 확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행한 것은 아니란 설명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확보된 유동성으로 정유, 반도체에 의존적인 사업구조에서 미디어, 모빌리티 등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