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새 단장한 본가 복귀…'밀린 숙제' 푸는 계기 될까
CJ그룹 지주회사인 CJ(주)가 18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옆의 ‘CJ 더 센터’(옛 CJ빌딩·사진)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2017년 8월 리모델링을 위해 서울 동호로의 CJ제일제당 빌딩 2개 층에 세 들어 산 지 1년 반 만에 본가로 복귀한 것이다. ‘CJ 더 센터’는 지하 2층~지상 19층 규모다. 로비에 이병철 선대 회장 좌상이 설치돼 있다. ‘CJ 더 센터’라는 이름에서 ‘더(The)’는 CJ그룹의 ‘온리원(only one)’ 정신을 상징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CJ 더 센터’는 CJ그룹이 태동한 곳이다. 입주 이듬해인 1996년에 제일제당그룹이 출범했다. CJ CGV(1997년), CJ GLS(1998년·현 CJ대한통운), CJ엔터테인먼트(2000년) 등이 여기서 만들어졌다. 그룹 사업의 축인 ‘먹고’ ‘사고’ ‘배송하고’ ‘즐기고’ 등의 4대 사업군이다. 2007년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금의 CJ그룹 모습이 갖춰졌다.

CJ그룹이 새롭게 단장한 신사옥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그룹 내부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계열사 실적 내용이 우선 걱정거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정작 국내 식품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쪼그라들었다. 햇반과 비비고만두 등 가정간편식(HMR)을 포함한 식품부문은 CJ제일제당의 간판 사업인데, 이 부문에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뚜레쥬르 계절밥상 VIPS 등 거리에서 CJ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CJ푸드빌은 지난해 영업으로만 300억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접점이 강한 두 부문에서 실적이 둔화됐기 때문에 그룹 경영진으로선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룹의 핵심 수뇌부 인사도 늦어지고 있다. CJ그룹은 삼성 출신 고위 인사를 부사장급으로 지난해 12월 영입했지만, 이 인사는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CJ 인사지원실 소속으로 임원 연수를 받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임원은 CJ의 업(業)과 다른 삼성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만큼 새로운 분야에 대해 교육 중”이라고 설명했다.

CJ가 임시로 사용한 동호로의 CJ제일제당센터 두 개 층은 CJ제일제당 등이 사용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동안 사무실이 비좁아 회의실도 없앨 정도였다”며 “지주사가 이전하면서 사무실 환경이 한결 좋아졌다”고 반색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