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종 결정 미룬 채 무역협상 지렛대 삼을 수도

허창수, 美 의회에 공개 서한 "한국차 관세 면제해달라"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자국 내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수입차와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근거를 제공할 수 있어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 등 자동차 수출국들이 예의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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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동차 232조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당분간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철강 232조 보고서’는 지난 1월 11일 백악관에 제출됐으나 세부 내용은 한 달여 뒤인 2월 16일 공개됐다.

자동차업계에선 상무부가 수입차 때문에 미국 안보가 훼손됐다는 판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을 본 뒤 어떤 조치를 할지 90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면 관세 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 권고안을 다시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이내 집행을 명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적지 않다. 완성차와 부품에 20~25% 관세를 부과하거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만 관세를 매길 수 있다. 한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제한적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할 수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미룬 채 EU 일본 등과의 무역협상 때 지렛대로 삼으려 할 것”이라며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철강 협상을 일찍 마무리했기 때문에 면제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종 조치 전까지 민관 합동으로 최대한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선 232조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싱크탱크인 오토모티브리서치센터는 최근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자동차와 연관 산업에서 일자리 36만6900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미국 상·하원 지도부에 수입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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