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허창수 회장이 미국 상·하원 지도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허창수 회장이 서한을 발송한 대상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케빈 메카시 공화당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척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 등 50여명이다.허 회장은 지난해 미국 의회가 한국산 철강·알루미늄을 최종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현재 상무부가 진행 중인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도 한국이 제외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아울러 허 회장은 공화·민주 의원들이 공동으로 발의한 무역확장법 232조 남용 방지를 위한 '2019 양원 합동 의회통상권한법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이 법안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기반을 둔 대통령의 행정명령(관세 부과)은 60일 이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수입품목의 미국 안보 침해 여부 조사를 국방부가 담당하도록 하며 조사대상을 군수품과 에너지 자원, 중요 인프라시설 등으로 한정한다는 내용이다./연합뉴스
“할 사람이 있겠지….”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GS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1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이사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허 회장은 ‘이번에도 연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 마음대로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바통’을 넘겨줄 후임 회장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허 회장의 네 번째 임기(2년)는 이달 말 끝난다. 전경련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전경련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위상이 추락하면서 ‘회장 구인난’을 겪어 왔다. 차기 회장 후보들로 거론되는 인사들마다 모두 손사래를 쳤기 때문이다. 2017년 초 “이젠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허 회장이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또다시 연임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경련은 새 회장을 뽑아 쇄신에 나선다는 구상이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당시 허 회장은 “(새 회장 선출이) 다소 여의치 못해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재계에선 이번에도 차기 회장 후보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 패싱(passing)’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힘이 빠진 상황에서 총대를 멜 사람을 구하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이유로 허 회장이 어쩔 수 없이 또 연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이 몇몇 그룹 회장들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수락한다는) 답을 아직 얻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뚜렷한 후보군 없어…허창수 회장 5연임 가능성도'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상이 추락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새로 이끌 차기 회장이 이달 말 결정될 전망이다.전경련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27일 총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후임 회장 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의결했다.과거 전경련 회장 선임은 총회에 앞서 회장단 및 고문단 회의를 통해 내정자를 정해 발표하면, 이후 총회에서 해당 인물을 공식 선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지난 2017년 3월 회장단 회의가 폐지됨에 따라 올해는 비공식적으로 주요 회원사 회장들과 고문 등 원로들의 의견을 모은 뒤 총회에서 합의 추대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총회를 불과 10여일 앞둔 상황이지만, 회장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물이 없거나 뚜렷한 후보군 윤곽이 나오지 않는 등 후임 회장 인선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이사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회장 인선을 묻는 말에 "할 사람이 있겠지"라고만 답했다.또 연임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음대로 되나"라고 짧게 말했다.2011년부터 8년째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 회장은 2017년 2월 임기를 끝으로 회장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데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회장직을 고사해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지 못하자 불가피하게 4연임을 한 바 있다.재계에서는 현재 부회장단 가운데 후임이 선정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일부 인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거나 '갑질' 물의에 연관된 탓에 유력한 후보가 없어 허 회장이 5연임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전경련이 이달 말 총회에서 개명 여부를 논의할지도 관심이다.앞서 전경련은 2017년 3월 내놓은 혁신안에서 이름을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꾸고 경제인이 아닌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단체로 쇄신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