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이 독일 공장을 세계 최대 규모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CATL 유럽지사장은 최근 독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티브와의 인터뷰에서 “CATL이 독일 에르푸르트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트그라프는 CATL 독일 공장의 생산 규모가 2022년 14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00GWh로 일곱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이를 인용해 “CATL이 당초 계획의 일곱 배에 달하는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ATL은 지난해 7월 2억4000만유로(약 3100억원)를 투자해 연간 생산 규모 14GWh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이 일곱 배 이상 수정된 것은 유럽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젠트그라프는 “유럽의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전기차의 빠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업체들도 유럽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폴란드에 6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어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곳의 생산 규모는 15GWh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삼성SDI도 지난해부터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도 2020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중국 배터리업체 증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부에서는 CATL의 증설 예상치가 국내 기업들을 압도하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무기로 성장했기 때문에 보조금이 끊기면 경쟁 양상이 달라질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