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이 과도한 감시와 규제 여파의 영향으로 매출과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연구원이 17일 발표한 ‘2020년대를 향한 방위산업 발전 핵심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대 방산기업 매출은 2017년 기준 9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0% 줄었다. 수출액도 전년 대비 34.4% 급감했다. 산업연구원은 “방산기업의 매출 감소는 지난 10여 년간 방위산업 통계 조사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방산비리를 뿌리 뽑고자 감시와 처벌을 가능하게 한 것이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방위사업청과 업체에 대한 고강도의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지속되면서 방위산업의 성장성을 저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T-50 훈련기 등 항공기와 잠수함의 수출수주 부진도 매출에 타격을 줬다.

보고서는 방위산업의 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매년 정부 예산의 약 10%를 국방비로 투자하고 있지만 제조업 내 고용 비중은 1%도 안 된다.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조업 내 방위산업 고용 비중은 각각 14.3%와 10.0%에 이른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방위산업의 무기 획득·조달에만 치중해 경제적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감시·규제를 지양하는 한편 민간과 군 간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연구개발(R&D)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