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간 분석…보고서 내놔

최저임금 10%오르면 자동화 가속
일자리 31개 추가로 사라져
제조업·40대 이상 '직격탄'
영국과 미국 노동경제학계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공동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용주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저숙련 노동자를 자동화 기기로 대체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25세 이하 젊은 계층과 40대 이상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정경대(LSE)와 미국 UC어바인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노동경제학’에 이 같은 내용의 ‘최저임금이 자동화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에 주는 영향’ 보고서를 실었다.

연구진은 1980년부터 2015년까지 35년간 미국 인구 데이터를 이용해 최저임금이 일자리 및 자동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미국 사례를 연구한 이유는 주(州)마다 최저임금이 달라 이것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자동화로 사라진 일자리가 100개이고 최저임금이 10% 올랐다고 가정하면 이 중 31개는 최저임금의 영향 때문에 없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았다면 69개 일자리만 없어졌을 텐데, 최저임금 인상이 자동화를 가속화해 추가적으로 31개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연구진은 제조업에서 자동화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 100개 중 73개가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레이스 로던 LSE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직은 25세 이하와 40세 이상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저임금을 2년 연속 10% 이상 인상한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뒤 저임금 노동자, 취약계층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결과와 비슷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데 그 통로가 자동화라는 걸 실증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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