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는 시점 당겨야 성공
-친환경차 시대 앞서 유류세 손봐야

현대자동차가 넥쏘를 만들어 출고할 때 정한 공장도가격은 6,443만원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실제 번호판까지 붙이는 과정까지 부담하는 비용은 3,806만원에 불과하다. 제네시스 3.3ℓ 최고급 트림(선택품목 제외)보다 오히려 2,533만원 정도 낮은 셈이다.

물론 이유는 보조금과 세금 감면 덕분이다. 공장 출고가 6,443만원의 넥쏘에는 원래 322만원에 달하는 개별소비세와 96만원의 교육세, 686만원의 부가세, 그리고 번호판 등록을 위한 취득세 480만원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총 구입비용은 8,028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개별소비세가 400만원 미만일 경우 전액 감면이고, 교육세는 90만원 이상만 부담하면 된다. 넥쏘를 기준하면 6만6,000원 정도다. 이들 세금이 내려간 덕에 부가세도 645만원으로 조금 낮아진다. 취득세도 140만원이 감면돼 311만원에 머문다. 그러나 세금을 크게 낮춰도 소비자가격은 출고가보다 1,000만원 이상 많은 7,406만원이다. 세액만으로는 구입 부담을 낮출 수 없다.
[하이빔]전기와 수소에 보조금을 주는 이유


그래서 직접 보조금을 준다. 국비 2,250만원에 자치단체들이 평균 1,350만원을 보태 3,600만원을 지원한다. 이 경우 전체 구입 부담에서 4,222만원이 사라져 실질 부담은 3,806만원 수준이 된다. 국산 대형 SUV와 경쟁 가능한 가격이 만들어지는 배경이다.

배터리 전기차인 현대차 코나 또한 지원은 상당하다. 코나 EV 최고급 트림(선택품목 배제)이 공장에서 출고될 때 현대차가 매기는 가격은 4,328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세금이 더해지면 소비자가격은 5,070만원이고, 번호판까지 붙이면 5,393만원이 된다. 하지만 수소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등에서 일부 세액이 사라진다. 그리고 나라에서 900만원, 자치단체에서 평균 450만원을 더해 1,350만원이 지원된다. 그래서 등록까지 실제 필요한 비용은 3,574만원이다. 이른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구입 비용이 비슷한 셈이다.
[하이빔]전기와 수소에 보조금을 주는 이유


그럼 연간 유지비 차이는 얼마나 될까? 연간 1만3,000㎞ 주행을 기준할 때 코나 EV의 에너비용은 4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급속 충전 기준). 반면 넥쏘는 108만원(1㎏ 8,000원 기준) 정도가 소요된다. 코나 EV를 완속으로 충전하면 비용은 더 내려가는 만큼 유지비 면에선 전기차가 유리한 계산이 도출된다. 하지만 에너지를 채워 넣는 횟수는 코나 EV가 32회인 반면 넥쏘는 18번 정도에 머문다. 1회 충전 후 주행거리 면에서 넥쏘가 코나 EV 대비 월등히 길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넥쏘는 수소를 공급받을 곳이 적다는 게 흠이다.

이런 이유로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는 공존의 관계다. 소비자 입장에선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함이 적지 않은 만큼 내연기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둘 모두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역할이지만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이빔]전기와 수소에 보조금을 주는 이유


그럼에도 많은 보조금까지 지원해가며 전기차를 늘리려는 노력은 에너지 다변화 차원이다. 이동에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문제 많은 화석연료보다 효율 높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전기를 사용할 때 필요하면 자동차 안에서 직접 만들어 쓰자는 게 수소 전기차다. 그리고 이 때 사용되는 막대한 보조금은 화석연료에 부과된 세금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야 전기차의 내연기관 대체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따라서 배터리와 수소 전기차가 보다 확산되려면 보조금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보조금이 빠르게 줄어들면 보급이 멀어지는데 그렇다고 보조금을 유지하는 것도 부담이다. 내연기관이 많이 팔릴수록 필요한 보조금이 모아지는 구조여서다. 다시 말해 전기차 보조금이 유지되려면 내연기관이 많이 팔려 기름 소비가 늘어나야 하는 숙명이 뒤따른다. 보조금에 의한 친환경차 보급이 쉽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보급 대수가 많지 않아 보조금 규모에 부담이 없지만(?) 보조금이 없으면 친환경차 보급은 중단되기 마련이다. 장기적인 이동 수단의 미래를 위해 유류세 전면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금의 제도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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