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활동하는 바리스타 김진우
WBC 컵테이스터스 한국인 첫 우승
"호주 장점 접목해 독자적인 한국 커피문화 일구고 싶어"

2007년 방영된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보고 바리스타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난해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컵테이스터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야마 김(본명 김진우·31·사진)도 그 중 한 명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를 고민하던 중 드라마를 봤는데 바리스타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어요. 바로 학원으로 달려갔죠.”

그는 2009년 경기 구리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본격적으로 바리스타 일을 시작했다.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11년 호주로 떠났다. 호주에서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한국인의 글을 커피전문지에서 본 게 계기가 됐다.

호주 생활은 쉽지 않았다. 언어 장벽에 한국에서의 경력도 인정받지 못해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1년여간 청소업체에서 일했다. 그는 “빈손으로 돌아가긴 싫었다”며 “그 시간을 버텨내 2013년 시드니의 한 카페에서 바리스타 겸 로스터로 일할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9년이 지난 지금 야마 김은 시드니 유명 카페인 킹스우드커피의 바리스타 겸 로스터, 생두 바이어로 일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커피 교육도 한다. 그는 2017년과 지난해 호주 커피 컵테이스터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2년 연속 1위를 했다. 컵테이스터스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커피 품종 등을 판별하는 대회다. 지난해 11월에는 호주 국가대표로 브라질에서 열린 WBC에 참가해 컵테이스터스 1등을 했다. 호주 국가대표 사상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의 우승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커피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한국인의 미각 ‘팔레트’는 서양은 물론 동양의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탁월하다”고 했다. “한국의 커피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 문화도 일찍부터 발달했지요.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때문에 아직 인정받지 못하는 부문이 많습니다.”

그는 “독자적인 커피 문화를 발전시킨 일본처럼 호주식 커피 문화의 장점을 한국과 접목해 더 발전된 한국의 독보적인 커피 문화를 만들어보는 게 꿈”이라고 했다.

시드니=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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