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주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로그(르노삼성이 수탁생산하는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후속 물량 배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측 "인건비 더 늘면 일부 공정 외주화할 수도"
르노삼성 노사는 12일 1시간30분가량 14차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했다. 본사 고위임원(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부회장)이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로그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경고한 이후 첫 협상이다.

노사 양쪽은 협상 내내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노조는 기본급을 10만667원 올려달라는 요구를 이어갔다. 최근 몇 년간 회사가 좋은 실적을 거둔 데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논리다.

회사는 기본급을 올릴 상황이 아니라고 답했다. 르노 본사와 로그 후속 물량을 놓고 논의해야 하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고정비가 더 올라 생산성이 떨어지면 후속 물량을 따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로그 후속 물량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 규슈공장보다 부산공장의 생산직 1인당 인건비 수준이 20%가량 높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회사는 기본급 인상 대신 기본급 유지 보상금, 생산성 격려금 지급 등을 통해 최대 1400만원을 주겠다고 제시했다. 회사 측은 “1인당 인건비가 더 늘어나면 일부 공정을 외주화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다음 임단협 일정도 잡지 못했다. 노조는 13일 부분파업을 한다. 노조는 15일 긴급대의원대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의 연대 여부도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노조로 활동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