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지표상 물가와 체감 물가의 차이가 1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지난달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은 1년 전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들이 지난 1년간 인식한 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준다.

지난달 지표상 물가와 체감 물가의 차이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통계청이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물가를 조사하는데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이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 소비자물가를 보면 석유류는 작년 1월보다 9.7% 떨어졌지만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올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가구 등 내구재 물가보다 마트에서 사는 농수산물 물가가 오를 때 소비자가 더 크게 체감한다”며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개선해 농산물 가격 등락폭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