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은 개인을 넘어선 우리 사회의 든든한 안전망
1973년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 어떤 재난을 당할지 알 수 없으므로 평소 불의의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재난에 대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대비하는 제도를 보험이라 하는데, 보험은 개인의 생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에도 도움을 준다.”

보험은 인류가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만든 제도 중 하나로, 그 역사가 기원전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는 오래됐어도 예나 지금이나 위험에 수반되는 손실을 보험사 등으로부터 보전받는다는 보험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여러 종류의 위험과 마주한다. 그중 사망, 노령, 장애, 질병, 간병 등은 개인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인적 위험으로, ‘인(人)보험’이라 불리는 생명보험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인적 위험을 단순히 개인에게 닥친 위험으로만 볼 수는 없다. 개인의 삶이 안정되면 사회도 번영하고, 개인의 삶이 불안하면 사회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적 위험은 사회적 위험과도 연결된다.

가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해 유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자녀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 외에도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에 부딪힌다. 더 이상 가장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제약이 생긴다. 합격증을 받고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한다거나 생계를 위해 당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수도 있다. 가장의 사망은 한 가족의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 자녀 개개인의 현재와 미래를 바꿔 이들이 구성원으로 사는 사회에 영향을 준다.

대한민국의 든든한 허리인 중년 가장을 잃은 사회적 손실은 또 어떠한가. 혹여 그 가장이 사업체나 법인의 대표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이 경우 인적 위험이 곧 기업의 위험이 되고, 나아가 사회의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특히 종신보험은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갖가지 위험을 오랜 기간에 걸쳐 효과적으로 보전해온 제도다. 사망과 중대 질병(CI)이라는 인생의 큰 위험으로부터 개개인을 보호함으로써 그 구성원들이 모인 사회를 지켜준다. 개인의 행복이 모여 사회의 행복이 된다는 믿음, 종신보험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이 아닐까.

황신정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