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일감 반토막' 위기인데…노조 "전면파업도 불사"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전면전’을 선언했다. “파업을 계속하면 신차를 주지 않겠다”는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되레 파업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르노삼성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 2월8일자 A1, 5면 참조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르노 본사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주 수요일(13일)과 금요일(15일) 추가 부분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의 압박이 세진 만큼 파업 강도를 더 높이겠다”며 “전면 파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28차례(104시간) 파업했다. 박 위원장의 예고대로 파업이 더 길어지면 본사에서 배정받는 신차가 끊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최대주주인 르노(지분율 79.9%)로부터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수탁 생산하고 있다.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작년 기준 10만7262대)을 차지하는 모델이다. 수탁 생산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로그의 뒤를 이을 후속 물량이 없으면 9월 이후 부산 공장 가동률은 반토막 난다. 부산·경남지역 일자리 5만 개(협력업체 포함한 직·간접 고용 인력)가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