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설 명절이 지났다. 언제나 명절을 앞두고 많은 소비자들은 선물에 대해 고민한다. 지갑을 열 준비는 돼 있지만 특별한 상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고든 브랜드가 있다. 바로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다.

홍삼 시장에서 정관장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홍삼에 대한 인식이 미진할 때 먼저 시장을 개척했고 덕분에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홍삼하면 정관장을 떠올리게 됐다.

'홍삼=정관장'의 법칙에 도전한 홍삼 브랜드가 있다. 바로 농협홍삼의 한삼인이 그 주인공이다. 전체적인 시장 장악력을 봤을 때 아직까지는 정관장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삼인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정관장이 키운 홍삼 시장, 한삼인에게 '기회'
사진=농협홍삼 '한삼인' 제공
사진=농협홍삼 '한삼인' 제공
농협중앙회는 2002년 100% 출자해 농협홍삼을 설립했다. 농협홍삼은 시장점유율 65%에 이르는 정관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다. 한삼인 매출은 2013년 508억원에서 2018년 740억원으로 45.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같은 한삼인의 성장은 정관장이 키워놓은 홍삼 시장 파이 덕분이다. 홍삼 시장이 거대해지면서 정관장을 통해 홍삼을 접한 소비자들이 "다른 홍삼 제품은 없을까"라며 고개를 돌린 것이 한삼인에게도 기회가 된 것이다.

한삼인은 '가성비'를 앞세워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삼인은 농협 인삼조합 농가로부터 구매한 6년근 인삼만을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식품연구소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300여 가지의 품질검사를 거쳐 통과한 제품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삼인의 대표 품목인 홍삼농축액 제품만 보더라도 고형분(홍삼추출액에서 수분을 제외한 고체) 비율은 65% 이상으로 경쟁사대비 높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나다.
한삼인 엠블럼 변화
한삼인 엠블럼 변화
한삼인은 지난해 9월 추석 시즌을 맞아 '가치제고 프로젝트' 통해 새로운 엠블럼과 제품 디자인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계기가 됐다.

한삼인은 전통적인 붉은색과 황금색 중심의 엠블럼 마크는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농부를 대표하는 일러스트를 넣는 등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한삼인의 철학이 전달될 수 있도록 엠블럼을 정비하고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붉은색 계통의 제품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농협홍삼 관계자는 "농협홍삼만이 가지고 있는 요소인 대한민국 농협, 농부, 삼을 엠블럼화하는 등 한삼인만의 브랜드를 새롭게 정비했다"며 "아무래도 후발업체다 보니 정관장보다 홍삼성분은 높고 가격은 5~10% 정도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가치제고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한삼인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차별화되고 있다"고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한삼인의 약진에 힘을 실었다.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는 TV 광고 집행을 통해 소비자들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올 추석에는 본격적인 광고집행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오프라인 유통 판매망 확보를 위해 가맹점 접수 확대 및 팝업 스토어도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

◆ 농민과의 상생이 한삼인의 가장 큰 무기
[2등의 반란] 2조 홍삼시장 '골리앗' 정관장 추격하는 한삼인
홍삼업계에선 한삼인의 선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정관장의 독과점을 타개하기 위해선 2등 업체의 분발이 필수적이어서다.

홍삼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인삼공사가 업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과점 구조는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게 맞다"며 "경쟁을 통해 1위 업체인 한국인삼공사를 견제해야 인삼 수매가 인상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홍삼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삼인의 성장은 소비자들에게도 나쁘지 않다. 정관장 역시 한삼인의 성장을 견제해 수출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더 확보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삼인은 현재 진행 중인 가치제고 2차 프로젝트로 제품에 대한 경쟁력과 브랜드력을 더욱 강화시킬 계획이다. 자구적인 노력들이 빛을 발하면서 소비자 인식의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홍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도 한삼인에게 기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홍삼시장 규모가 약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같은 질병이 유행할 때마다 면역력 강화 효과가 큰 홍삼 판매가 늘어났다"며 "먹기 편한 스틱형 제품, 갱년기 여성용 제품 등으로 세분화 되고 히트상품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민과의 상생하는 구조가 한삼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농협홍삼 관계자는 "농협홍삼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회사들과는 다르다"며 "흑자를 일구면 그 혜택은 수매단가 인상, 인삼재배 설비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농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사진=농협홍삼 '한삼인' 제공
사진=농협홍삼 '한삼인' 제공
글 =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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