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KCGI에 주목받는 주주 행동주의

'강성부 펀드'로도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거침없는 행보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상법은 ▲ 임시 주주총회 소집권 ▲ 주주제안권 ▲ 회계장부 열람권 등 주주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는 국내에서 이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액주주 운동 형태로 전개된 적이 있다.

당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며 소액 주주운동에 앞장섰다.

그러나 해외 헤지펀드가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면서 단기 시세 차익을 챙긴 사례가 적지 않았던 탓에 주주 행동주의는 그동안 '먹튀'나 '약탈 자본'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대표적으로 1999년 글로벌 헤지펀드 타이거펀드는 SK텔레콤의 지분 6.66%를 취득하고 경영 개입에 나섰다가 그해 말까지 지분 전량을 재매각해 약 6천300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03년 SK의 지분 14.99%를 확보한 영국의 소버린자산운용은 최태원 회장의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다가 역시 지분 매각으로 약 8천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2004년에는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지분 5%를 사들이고 우선주 소각 등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주가 조작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 2005년에는 미국의 '큰손' 투자자 칼 아이칸이 헤지펀드 스틸파트너스와 연합해 KT&G의 지분 6.59%를 확보해 1천500억원의 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에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취득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최근에는 주주 행동주의가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게 나온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주가 할인 요인이 해소되면 할인 수준만큼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오너 리스크와 같은 내부적 문제는 투자자의 적극적인 경영권 참여로 해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알파' 요소로 부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최근 한진그룹에 대한 KCGI의 개입 시도는 총수 일가의 '갑질' 이슈와 맞물려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특성상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우려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시장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6년 12월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는 주주 행동주의 활성화에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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