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바이러스 공격·화학물질 오염 사고 등으로 출하 차질 잇따라
대만 TSMC 잇단 악재…'비메모리 강화' 삼성전자에 호재 되나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잇단 사고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SMC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업체들은 이로 인한 여파를 우려하고 있으나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에는 반사이익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말 규격에 맞지 않은 화학물질이 12나노, 16나노 생산라인 등에서 사용되는 바람에 '공정 오염'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당초 이번 부적합 화학물질 사용으로 1만개 정도의 불량 웨이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으나 최대 10만장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업체 엔비디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업체 AMD 등 TSMC에 반도체를 주문해온 고객사들은 제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에는 TSMC에 반도체 화학 원료를 공급하는 대만 바스프의 임직원 6명이 중국에 반도체 관련 기밀을 팔아넘긴 혐의로 무더기 체포돼 현지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직원의 실수로 인해 TSMC의 핵심 생산 설비가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하루 동안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신주(新竹)과학단지 내 웨이퍼 생산라인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최대 2천9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의 약 3%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였다.

이처럼 TSMC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업계 1위 업체로서 구축해온 신뢰도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소규모 주문 생산을 하는 파운드리 업체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과 제품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될 경우 고객 업체들로서는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TSMC의 악재가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TSMC에 이어 글로벌 2위 업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2018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4.5%로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 대만 UMC를 한꺼번에 제치고 TSMC에 이어 2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50%대 점유율로 시장 선두인 TSMC와 비교해 규모 면에서 크게 떨어지지만 2017년 점유율 6.7%로 세계 4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TSMC 잇단 악재…'비메모리 강화' 삼성전자에 호재 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