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식 전 증권금융 사장(61·사진)이 우여곡절 끝에 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21일 선출됐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임기 내 저축은행 업권의 예금보험료(예보료)를 인하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임시총회에서 2차 투표 끝에 당선됐다. 79개 회원사 중 76개 회원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44표를 받았으나 가결 정족수(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에 못 미쳐 당선되지 못했다. 곧이어 열린 2차 투표에서 박 회장은 45표를 받아 ‘2차 투표 땐 참여자의 과반 득표’ 요건을 충족해 당선됐다. 박 회장의 임기는 2022년 1월까지 3년이다.박 회장은 이날 당선 소감으로 “저축은행업계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임기 내 최우선으로 둘 과제로는 ‘예보료 인하’를 꼽았다. 박 회장은 “모든 저축은행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인 과도한 예보료를 낮출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예보료 인하는 저축은행업계의 숙원과제다. 예보료는 예금금융사가 지급불능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에서 일정 비율을 떼는 돈을 말한다.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시중은행(0.08%), 보험·금융투자사(0.15%)보다 많은 0.4%다.저축은행업계는 과거에 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는 등 건전성이 좋아졌다며 예보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보는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예보기금에서 지원된 돈만 27조원에 이르고 아직도 15조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박 회장은 또 은행과 차이가 없는 대손충당금 기준을 도입하고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데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2023년 저축은행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저축은행 발전 종합계획’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대한 이미지 제고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며 “저축은행들이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앙회 차원에서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대전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증권금융 사장 등을 지냈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임시총회서 2차투표 끝에 선출…"업계와 우선순위 정해 금융당국과 협의하겠다"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중앙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임시총회에서 박 전 사장이 2차 투표 끝에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총회에는 79개 회원사 중 76개사 대표가 참석했다.박 신임 회장은 1차 투표에서 44표를 받았으나 가결 정족수인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이어진 2차 투표에서 45표를 얻어 경쟁자인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28표)를 17표 차로 따돌리며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중앙회 선거 규정에 따르면 2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이가 당선된다박 신임 회장은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장으로서 단기 과제로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제시하면서 "저금리 체제에서 과도하게 부담이 되는 예금보험료 인하"를 '규제 완화 1번'으로 꼽았다.이어 "은행과 차별성 없는 대손충당금 확보 기준, 과도한 부동산 대출 규제, 소형 저축은행에 부담이 되는 지배구조 기준 등을 완화해야 한다"며 "저축은행 대표들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기가 정해지면 금융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장기 과제로는 "저축은행 창립 50주년을 앞둔 만큼 저축은행 발전 종합계획을 다시 수립하겠다"며 "계획에서는 저축은행 위상 재정립, 수익 기반 확대, 온라인·모바일 추세에 맞춘 디지털뱅킹 방향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회원사들이 중앙회 인사·연봉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배구조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박 회장은 이와 관련, "이전에는 소위 정부에서 '지명'하는 회장이 왔지만, 올해는 자유 선거가 이뤄지면서 처음 제기된 문제들"이라며 "회원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후보자 면접에서 한 회장후보추천 위원이 후보자들에게 연봉 삭감을 요구해 후보자 1명이 사퇴한 것을 두고는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다.박 회장은 행정고시(26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를 지냈다.대전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박 회장 임기는 이날부터 3년이다./연합뉴스
규제 완화 목소리 커져…업계 대표기구로 위상도 높여야저축은행중앙회가 21일 3년 임기의 새 회장을 뽑는다.새 회장에게 거는 업계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 이번 선거에 관심이 쏠린다.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회원사 임시총회를 열고 제18대 회장 선거를 한다.남영우(65)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가 기호 1번, 박재식(61)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기호 2번으로 경쟁한다.회원사 과반 참석에, 참석 회원사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당선된다.올해 회장 선출은 치열한 경쟁 양상으로 잡음을 내는 등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먼저 내정자를 사실상 정해두고 치르던 이전 선거와 달리 올해는 업계 출신 4명, 관료·유관기관 출신 3명 등 모두 7명이나 후보 신청을 했다.이번 선거가 '흥행'한 이유로는 비교적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업계 이미지 개선이 꼽힌다.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때 업계 분위기가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고금리 예금상품과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다시 활로를 찾았다.이런 성장은 중앙회장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배경이기도 하다.업계로서는 2011년 '원죄'로 강력하게 조여 있는 규제를 하나둘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이때 금융당국과 교섭을 주도할 사람이 중앙회장이다.업계는 은행(0.08%)의 다섯 배(0.4%)인 저축은행 예금보험료를 인하하길 원한다.또 지역별 영업 제한 완화,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금융당국에서 대출 최고금리를 더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중앙회가 이익단체로서 이를 방어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게다가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사가 79개나 되고 회원사 규모가 다양하다.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서울 대형 저축은행과 지역 저축은행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들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중앙회장이 조율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올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후보자 면접 과정에서 중앙회장 연봉과 중앙회 지배구조에 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후보였던 한이헌(75) 전 국회의원이 면접에서 현직 저축은행 대표인 한 회추위원으로부터 연봉 삭감 통보를 받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퇴한 것이다.중앙회장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약 5억원이다.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가 불법과 비위 등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보니 이전에는 회장으로 오려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2011년에 연봉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중앙회장 연봉이 높고 낮음을 떠나 회원사 대표가 중앙회 임직원 연봉을 거론했다는 점 자체도 문제가 됐다.저축은행중앙회 노조는 한 전 의원 사퇴 직후 성명을 냈다.노조는 회추위원이 중앙회 임직원 연봉 삭감과 인사 등을 사전에 요구하는 것이 '길들이기'라고 꼬집었다.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를 대표하는 중앙회가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높이려면 앞으로 회원사와 대등한 관계의 위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중앙회 투명성도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