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31일 삼성가(家)를 비롯해 재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날 오전 8시 53분 고모인 이 고문의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과 인사를 나누는 등 10분가량 빈소에 머물다 자리를 떠났다.고인에 대해 한 마디를 묻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문 채 묵묵히 차량 안으로 들어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전 삼성물산 사장도 조문했다. 이 부회장이 장례식장을 나서고 1시간가량 뒤에 도착한 홍 전 관장은 “큰 어른이 가셨다. 집안에도 나라에도 큰 어른이 가셔서 애통하다”고 짧게 고인에 대한 마음을 표했다.
고인과 자매지간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첫날에 이어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검은색 상복을 입은 채 차분한 표정이었다.전날 오후 12시30분께 언니의 빈소를 찾은 데 이어 이날도 이른 오전부터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8남매 중 막내인 이명희 회장은 장녀인 이 고문과 우애가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CJ그룹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손 회장은 “항상 저를 사랑해주시고 잘 대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한솔그룹을 거기까지 올리신 데에는 고인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 고문의 빈소에는 재계 인사 등 고인과 친분이 있는 이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 등도 빈소에 들렀다. 이 전 부회장은 고인과의 추억을 묻는 질문에 “너무 많아서 뭘 이야기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통해 한솔그룹을 일군 이 고문을 추모하는 제지 업계의 조문도 이어졌다. 전날 홍순호 홍원제지 사장,김승한 한창제지 회장, 김길수 사장, 김연호 삼화제지 회장 등이 조문한 데 이어 이날 권혁홍 신대양제지 회장, 이동욱 무림 회장 등이 빈소에서 고인의 명복을 기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