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M&A 효과' 가시화…첨단무기 수출로 실적 개선 기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몇 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최대주주도 바뀌고 사명도 변경했다. 2015년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소속이 바뀌었고, 2016년엔 한화디펜스(옛 두산디에스티), 한화시스템(한화탈레스)을 사들였다.

2017년엔 다양한 사업을 한화지상방산(현 한화디펜스),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등 3개 자회사로 분할했다. 지난해엔 폐쇄회로TV(CCTV) 사업을 자회사(한화테크윈)로 넘기고 회사 이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변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사업을 자체 사업으로 영위하면서 △CCTV 생산 자회사 한화테크윈 △방위산업 자회사 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 △에너지 장비 자회사 한화파워시스템 △칩마운터 등 산업용 장비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를 거느리고 있다. 회사 구조가 무척 복잡하고 헷갈린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한화디펜스는 지난달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가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K9 자주포는 세계적 수준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육군에 1000문 이상 배치돼 운용되고 있고 핀란드 노르웨이 인도 등에 수출됐다. 올해 K9 자주포 생산이 끝날 예정이라는 점은 우려되나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구축함 전투 지휘체계와 열영상 감시장비 등을 구축, 생산하는 한화시스템은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부문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군 정보화 및 무인화 정책의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다. 2018년 8월 합병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한화S&C)의 실적 개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그룹 내 다른 방산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긍정적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수 후 (주)한화의 탄약, 한화디펜스의 자주포, 한화시스템의 통신·지휘통제 등으로 방산사업을 수직계열화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도 무기 및 항법장치·레이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현재 4조5000억원인 한화그룹 방산 매출은 2025년에 12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남북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방위산업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정부의 국방 투자는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방위력 개선비는 전년보다 13.7% 증가한 15조4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사상 최대 인상폭이다.

항공기 엔진·부품의 공동개발사업(RSP)에 투입되는 비용이 늘어나지만 장기적인 먹거리 발굴 차원에선 긍정적이다. RSP는 부품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제작사와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프랫&휘트니(P&W)와 손잡고 기어드터보팬(GTF) 엔진 개발사업에 RSP 구조(지분율 2.3%)로 진출했다. 이 사업으로 2016년 72억원, 2017년 489억원이 발생한 비용은 2018년 950억원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GTF 엔진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장기적인 사업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 요인이 된다. GTF 엔진은 유럽 최대 민항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중단거리형 여객기인 ‘A320네오’에 탑재된다. A320네오는 6000대 이상이 주문된 인기 기종이다. 2025년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과 대주주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이지만, 투자 목적이 다른 투자자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한화테크윈의 CCTV사업과 한화정밀기계의 칩마운터사업은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이 심화되던 CCTV사업은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를 보고 있다. 미국 등에서 보안사업 분야의 중국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과정을 겪은 칩마운터사업도 연간 2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파워시스템의 에너지 장비 사업은 쉽지 않다. 주력 제품인 터보 압축기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발전소 및 석유화학 플랜트의 건설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했다.

많은 변화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구조가 복잡해졌지만 핵심은 방산이다. 방산사업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사업의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으로 실적 변동성은 커졌다. 그러나 그룹 내 방산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점차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 증가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볼 만하다.

william.park@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