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략 나선 中간편결제업체

알리·유니온페이 가맹점 8만곳…서울 택시 7만여대 탑재

알리페이·유니온페이·위챗페이, 한국서 무섭게 확산
"지금은 유커만 사용…한국인으로 확대하면 큰 걱정"
비씨·신한·롯데카드 등 토종 QR결제로 맞대응 나서
< 한국 마트서 알리페이 결제 >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서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한경DB

< 한국 마트서 알리페이 결제 >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서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한경DB

중국 간편결제 업체들이 한국 결제 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이 한국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이용 확대를 위해 가맹점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금융계는 중국 업체들이 향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QR코드 결제시장을 중국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 사업영역 넓히는 중국 페이

중국 앤트파이낸셜(알리바바그룹 관계사)의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중국은행연합 자회사)의 유니온페이는 서울지역 택시 7만여 대에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유커의 택시비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이르면 상반기 7만여 대 택시 전체에 알리페이가 깔릴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페이 서비스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2015년부터다. 그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서 출발한 앤트파이낸셜이 알리페이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에도 관련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사업 확대가 쉽지 않았다.
유커 따라 한국 온 '中페이의 공습'…명동 가게 90% 알리페이 가맹점

지난해 유커의 한국 방문길이 다시 열리면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졌다. 알리페이는 주요 공항과 면세점 백화점 편의점 음식점 등 5만 개 이상 가맹점을 확보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알리페이코리아도 세웠다. 서울 명동에서 장사하는 업체의 90%가 알리페이 가맹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온페이도 지난해 2월 한국에서 QR코드 결제사업을 시작해 서울 명동 등지에서 3만1000여 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유니온페이는 지난해 5월엔 한국 사업 확장을 위해 비씨카드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을 모두 합치면 가맹점이 10만 곳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식당, 관광지 등 결제 기반 시설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유학생 등록금도 이들 결제서비스로 낼 수 있도록 했다. 한국 가맹점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에 알리페이로 돈을 내면 결제금액의 1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정형권 알리페이코리아 대표는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가맹점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카드회사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하지만 대상을 한국인으로 확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두렵다”고 털어놨다.

고민하는 국내 금융계

중국 페이의 영토 확장을 두고 국내 금융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하나카드, 우리은행, 나이스정보통신, KG이니시스, 다날 등이 위챗페이 국내 사업자로 활동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완전히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당장은 중국 페이가 해외를 방문한 중국인에게만 사용이 한정되지만, 이 경계가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QR코드 등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결제 서비스는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주변에 있는 식당이나 쇼핑몰 등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사업 확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결제 서비스 역시 큰 그림에선 수출상품인데 견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QR코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결제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뭉친 금융회사도 있다. 비씨 신한 롯데 등 3개 카드사는 지난 7일부터 공동 간편결제 서비스인 ‘QR스캔 결제’를 시작했다. 지난해 제로페이(서울페이)를 비롯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새로운 결제서비스의 등장을 계기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 KB국민 현대 우리 하나 등 5개 카드사도 동참을 검토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 판도가 QR코드 중심으로 바뀌더라도 그 주도권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QR코드 결제

QR은 quick response의 약자. 격자 무늬 QR코드에 결제 정보가 담겨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서 QR코드를 찍거나 가맹점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주로 사용자 은행계좌에서 판매자 은행계좌로 이체되는 방식을 취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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