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이 지난해 4분기 180억달러(약 20조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삼성전자에 뺏겼던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7분기 만에 되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는 제품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데 비해 비메모리 위주인 인텔은 수요가 비교적 견고했기 때문이다.

삼성, 인텔에 '반도체 왕좌' 뺏기나
인텔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87억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전분기(192억달러)보다 소폭 줄었으나 1년 전 같은 분기(171억달러)보다는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31일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매출은 20조원에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전망치 범위는 18조4000억~19조4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실적에서도 인텔이 초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160억달러(약 17조9000억원), 올해 전체 전망치를 715억달러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 매출 기준으로 인텔을 처음 앞지르며 24년간 반도체업계에서 ‘황제’로 군림하던 인텔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2017년에는 연간 기준으로도 인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인텔에 못 미쳤지만 지난 1~3분기 ‘슈퍼 호황’에 힘입어 압도적인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작년에도 연간 기준으로는 인텔을 제치고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