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남학현 아이센스 사장

2003년 자가혈당측정기로 창업
외산 기기보다 성능 뛰어나
지난해 매출 80% 해외에서

내년 연속혈당측정기 출시 예정
남학현 아이센스 사장(가운데)이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15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정영재 한빛회 수석부회장,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남 사장,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 강승구 한빛회 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남학현 아이센스 사장(가운데)이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15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정영재 한빛회 수석부회장,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남 사장,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 강승구 한빛회 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국내 의료진단기기업체 아이센스는 2003년 자가혈당측정기 ‘케어센스’를 출시했다. 0.5μL(0.0005mL)의 혈액만으로 5초 만에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였다. 당시 국내 혈당측정기 시장은 로슈 존슨앤드존슨 바이엘 등 해외업체가 100% 가까이 점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제품은 2~4μL의 혈액을 채취해야 했고, 진단하는 데 15초~2분가량 걸렸다. 너도나도 성능이 뛰어난 케어센스를 팔겠다고 나섰다. 아이센스는 제품 출시 첫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15년여 만에 매출 1600억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제품을 팔아 매출의 80%가량을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 기업이 됐다.

개발 초기부터 해외특허 분석

2000년 광운대 화학과 교수였던 차근식 대표(CEO)와 남학현 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국내 기술만으로 혈당측정기를 개발했다. 당시 시장을 장악했던 외산 기기보다 성능이 좋았다. 하지만 이를 생산할 업체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수차례 회의 중 만난 정부 관계자가 툭 던진 말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직접 회사를 설립하시던가요.”

남학현 아이센스 사장, 통증 없이 5초 만에 혈당측정…100개국 수출

교수였던 차 대표와 남 사장은 기업에 대해 전혀 몰랐다. 하지만 제품과 특허엔 자신 있었다. 케어센스는 최소량의 혈액으로 혈당을 진단할 수 있어 다량의 혈액 채취가 어려운 소아 당뇨환자(1형 당뇨) 및 고령 환자도 쉽게 쓸 수 있다. 혈액 채취시 통증이 거의 없는 것이 강점이다. 아이센스는 개발 초기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해외 특허를 분석해 등록했다. 잘 모르는 회계 생산 등의 문제는 전문가를 고용해 해결했다. 남 사장은 “세계 어느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세계 어느 특허에도 걸리지 않게 만들어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 출시 2년 만인 2005년 미국 기업으로부터 수출 제안이 들어왔다. 수출 물꼬가 트인 것이다. 지난해 매출의 80% 가량을 해외에서 올렸다. 남 사장은 “중국 미국 독일 인도 칠레 말레이시아 등에 법인을 세우고 수출 확대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9% 이상 R&D 투자

아이센스는 내년 초 연속혈당측정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센서와 무선송신기를 장착한 미세한 바늘을 복부 팔 등에 꽂고 있으면 24시간 혈당을 측정해 알려주는 기기다. 당 수치가 혈당과 같은 피하 피부층 내 세포간액의 당 수치를 측정한다. 남 사장은 “약 3년 전부터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며 “당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사망할 위험이 높은 저혈당 환자나 24시간 혈당을 측정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당뇨 환자 등이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그는 “해외 경쟁사 제품보다 착용감이 좋고 정확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측정기를 제조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센스는 매년 매출의 9%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전체 직원 674명(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운데 약 17%인 115명이 연구원이다. 남 사장은 아이센스의 개발 철학을 침팬지와 인간의 차이를 들어 설명했다. “침팬지와 사람의 유전자는 99% 일치합니다. 1%의 차이로 침팬지와 사람이 됩니다. 경쟁사의 제품과 특허를 철저히 분석한 뒤 1%의 차이를 찾아내 경쟁사 제품을 침팬지, 아이센스 제품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개발 철학입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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