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가상화폐의 무덤 된 한국
대학생 이서연 씨(23)는 ‘가상화폐가 뜬다’는 얘기를 듣고 2017년 10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비상금을 털어 당시 650만원이던 비트코인 한 개를 샀다. 이후 비트코인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하루에 수십만원씩 가격이 뛰었다. 이씨는 밤잠을 설쳐가며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했다.

이씨는 한 달여 뒤인 11월 26일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당시 가격은 1075만원. 650만원이 순식간에 1075만원으로 불었다. 그는 여기서 가상화폐 거래에 관심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친구들과 만나면 가상화폐 얘기밖에 하지 않으니 끊을 수가 없었다.

이씨는 12월 21일 코인당 500만원에 비트코인캐시를 2개 매입했다. 비트코인보다 더 오를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당시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가상화폐 가격은 이씨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한 달여 만에 200만원 안팎으로 무너졌다. 정부가 실명확인을 거친 신(新)가상계좌로만 거래하도록 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일시적인 조정일 것이라고 봤다. 대장주인 비트코인도 과거 그런 차트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비트코인도, 비트코인캐시도 1년 동안 하락했다.

이씨는 결국 지난달 21일 비트코인캐시를 매도했다. 당시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20만원가량이었고, 이씨에게 돌아온 돈은 40만원이었다. 초기에 비트코인을 매도해 얻은 순수익금 75만원을 합하면 115만원의 돈이 남았다. 이씨가 초기에 투입한 자금이 650만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82%의 손실을 입었다. 이씨는 “이제 친구들과도 가상화폐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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