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자들이 골라봤습니다…'올해의 車', 주인공은 나야 나!
당연한 말이지만, 자동차 담당 기자들은 새로 나온 차를 두루 접할 기회가 많다. 자동차 회사들이 준비하는 시승행사도 많고, 이와 별개로 시승할 기회가 생긴다. 이들이 뽑은 지난해 최고의 신차는 뭘까. 48개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모인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오는 30일 ‘2019 올해의 차’를 발표한다.

큰 차 전성시대

올해의 차 후보는 지난해 1~12월에 나온 완전변경모델 및 부분변경모델 가운데 300대 이상 팔린 차 중에서 뽑는다. 두 차례의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 차량이 선정됐다. 대상을 비롯한 각 수상 제품은 시승 평가에 의해 결정된다. 최종 후보에 오른 차량은 총 6종이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90, 기아자동차의 대형 세단 K9, 기아차의 친환경 SUV 니로EV(전기차),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카 ES300h, 메르세데스벤츠의 CLS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덩치가 크거나 친환경차라는 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세단과 대형 SUV가 대거 출시됐고, 마침 이들 신차가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며 “각 자동차 회사들이 친환경차에 집중하면서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2015년 베라크루즈를 단종시킨 뒤 3년 만에 내놓은 대형 SUV다. 지난해 11월 29일 사전 계약을 받은 지 8영업일 만에 2만 대 넘게 계약되는 등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는 계약 건수가 4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내놓은 SUV 중 차체가 가장 크다. 전장(길이)은 4980㎜,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2990㎜다. 차량 앞을 보면 커다란 폭포 형태의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수직으로 이어지는 주간주행등과 날렵한 전조등은 세련미를 더한다.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2.2 디젤 모델 기준 3622만~4177만원이다. 자사 및 타사의 중형 SUV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차의 최상위 세단 모델도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제네시스 G90은 대형 세단 EQ900의 부분변경모델이다. 부분변경모델이지만 차명이 바뀐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차량 전면부는 대형 방패 모양 그릴과 4개의 전조등이 시선을 끈다. 뒤쪽 범퍼 위엔 ‘GENESIS(제네시스)’라는 글자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아래엔 램프가 두 줄로 이어진다. 최상위 모델답게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을 갖췄다.

기아차 K9은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매달 1000대 이상 팔리고 있는 효자 제품이다. 1세대 K9이 월 100대도 안 팔릴 때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다.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주행성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안락함만 강조하는 이른바 ‘사장님 차’에서 운전하는 재미를 갖춘 대형차로 거듭나면서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친환경차도 대세

기아차 니로는 친환경 전용 SUV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다. 순수전기차 니로EV는 지난해 7월부터 판매됐다. 가득 충전하면 최대 385㎞를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이다. 니로EV는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가 주최하는 ‘2019 왓카 어워드’에서 ‘올해의 차’로 뽑히기도 했다. 긴 주행거리와 넓은 실내공간, 합리적인 가격 등이 높게 평가됐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해 한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수입차다. 총 8803대가 팔렸다.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과 안락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적인 주행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벤츠의 CLS는 ‘4도어 쿠페’라는 말을 만든 모델이다. 쿠페는 원래 문이 2개인 날렵한 세단을 뜻했는데, 벤츠는 2003년 1세대 CLS를 내놓으면서 ‘4도어 쿠페’라는 표현을 썼다. 문이 4개지만 쿠페만큼 날렵한 디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CLS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4도어 쿠페는 자동차업계에서 두루 쓰이는 일반명사가 됐다. 벤츠는 지난해 11월 CLS 3세대 모델을 한국에 내놓았다. 고급 세단의 우아함과 고성능차의 스포티함을 모두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세대 CLS부터 이어지는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도 여전하다는 게 중론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