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기업로고(CI) / 사진=기아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자동차 기업로고(CI) / 사진=기아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 판매 회복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낸 현대자동차보다 나은 모습이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등 전반적으로 나쁜 경영환경에도 선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는 4분기 매출 13조4732억원과 영업이익 3820억원을 거뒀다고 25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26.3% 늘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3997억원에 거의 부합했다. 영업이익률은 0.9%포인트 상승한 2.1%였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943억원에 그쳤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이 54조16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8% 오른 1조1575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의 주요인은 판매 확대다. 기아차는 지난 한 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2.0% 증가한 52만8611대를 팔았다. 해외 판매량은 2.5% 늘어난 228만594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가 늘었고 차량 단가 역시 올랐다”며 “2017년 통상임금 패소로 충당금을 쌓은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당시 977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증권업계는 기아차가 올 한 해 실적 개선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재고를 털어내 인센티브(판매 장려금)가 줄어들 전망”이라며 “시장 우려와 달리 실적 개선,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에어백 리콜(결함 시정) 충당금을 털어냈다. 하반기에는 인도 공장이 본격적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텔루라이드 출시 등도 긍정적 요인이다. 북미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는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현대차 싼타페의 생산 종료 여파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기아차는 올해 신차 효과와 신흥국 시장 공략 강화, 레저용차량(RV) 판매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놓을 신차로는 신형 쏘울에 이어 신형 K5, 소형 SUV 등이 있다.

회사 측은 “주요 시장의 저성장과 국외 통상 환경 악화 등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차 판매를 늘리고 비용 절감 등 내실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