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게 실업률을 높이고 저숙련 일자리 창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피치는 2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하며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AA-’는 상위 네 번째 등급이다. 피치는 한국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피치는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7%로 전년(3.1%)보다 둔화했다”며 “정부의 투자 확대 등 정책적 노력에도 민간투자와 수출이 둔화해 올해와 2020년 성장률은 각각 2.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치는 글로벌 무역갈등에 따른 하방 위험이 크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견조했던 수출이 4분기에 둔화했고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6% 수준인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은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충격 취약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며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물가압력 완화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