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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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넘게 줄어들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진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과 글로벌 저성장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4분기 매출 25조6695억원, 영업이익과 순손실은 각각 5011억원, 2032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35.4% 급감하면서 침체의 터널을 좀체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 문턱을 못 넘은 것은 다섯 분기째다. 특히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7917억원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4분기 실적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경영실적은 매출 97조2516억원과 영업이익 2조4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매출이 0.9% 늘었고 영업이익은 47.1%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률은 2.2%포인트 하락한 2.5%를 나타냈다.

글로벌 차 판매량은 1.8% 뛴 458만9199대였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G90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에 따른 외부 요인이 악영향을 줬다”면서 “여기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첫 SUV인 GV80 등 잇단 신차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현대차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신차 판매가 늘면서 연이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 한 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3.6%로 뛸 것으로 봤다.

현대차는 올 한 해 경영 및 조직 시스템에 대대적 변화를 추진한다. 먼저 상반기 중 사업조직 개편을 마무리 짓고 권역본부 체제로의 본격 전환을 마친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SUV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인도와 아세안 지역 등 신흥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세를 끌어내기로 했다.

현대차 측은 “올해는 신차가 본격 판매 궤도에 오르는 만큼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친환경차, 자율주행 기술, 커넥티드카(통신망과 연결된 차) 등의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 판매 목표를 468만 대로 제시했다. 전년(467만5000대)보다 5000대 늘었다. 국내에서 71만2000대, 해외에서 396만8000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