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산전 회장 부부(양쪽 끝)가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신임 매니저(과장)들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스마트 워킹 해피 라이프’ 행사에 참석해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LS산전 제공
구자균 LS산전 회장 부부(양쪽 끝)가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신임 매니저(과장)들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스마트 워킹 해피 라이프’ 행사에 참석해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LS산전 제공
“제가 강연을 많이 다녀봤지만 과장급 행사에 회장님이 오시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 행사장. LS산전 직원 320명이 모인 가운데 강연자로 나선 김대현 한국소통문화연구소장이 맨 앞줄에 앉아 있는 구자균 LS산전 회장 부부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열린 ‘스마트 워킹 해피 라이프’ 행사는 매니저(과장) 진급자와 배우자를 호텔로 함께 초청해 축하하는 자리였다.

역대 최대 규모 축하 행사

구 회장의 ‘과장 사랑’은 올해로 9년째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전 정신을 가진 젊은 과장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매년 과장 승진자 부부를 초청해 저녁 식사를 대접한다. 각종 경품과 함께 과장으로서의 첫걸음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운동화도 선물한다.

올해 행사 개최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LS산전이 직급 체계를 통합하면서 어소시에이트 매니저(사원·대리), 매니저(과장·차장), 시니어 매니저(부장)로 직급을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과장’ 직급이 사라진 데다 경영 환경이 어려워져 행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구 회장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불러서 축하하자고 제안했다. 안양 본사와 연구소, 청주, 천안, 부산 등 전 사업장 매니저 승진자와 가족을 비롯해 주요 임원 내외, 승진 대상자 소속 팀장까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한 배경이다.

구 회장은 “LS산전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젊고 강인한 매니저들이 끊임없이 꿈꾸고 도전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주체적인 존재인 ‘경로 개척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적극적인 M&A 예고

구 회장은 직원들에게 ‘경로 의존성’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로마군 마차의 폭에 맞춰 도로가 구축됐고, 여기에 기반해 기차와 로켓 선로도 발전했다”며 “한 번 경로가 만들어지면 이 경로에서 벗어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며 “그럼에도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는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생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경로 개척자’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아이를 키우다 보면 키와 몸집이 동시에 커지지 않는다”며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LS산전은 몸집을 키울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실을 다지며 실적 개선을 한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M&A에 나설 때라는 의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