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꿈꾸는 제이에스티나의 '정구호 승부수'
제이에스티나가 디자이너 정구호 씨(사진)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부사장)로 영입했다. 제이에스티나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올려놓겠다는 포석이다.

제이에스티나는 23일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패션그룹에 진입하기 위해 정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 ‘완전히 새로운 제이에스티나(brand-new J.ESTINA)’란 슬로건을 내걸고 브랜드 개편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주얼리 가방 화장품을 통합한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 비주얼머천다이징(VMD) 등을 총괄한다. 그는 제일모직에서 고급 패션 브랜드 구호를 만든 디자이너다. 최근에는 정체됐던 스포츠 브랜드 휠라 개편에 성공, 한국 최고 디자이너로 평가받았다. 노후한 브랜드를 재정비 ‘발랄한 10대가 입는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국내 최대 패션 행사인 ‘서울패션위크’의 총감독을 맡아 K패션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제이에스티나가 정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회사의 비약적 성장을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88년 시계업체 로만손으로 출발한 제이에스티나는 2003년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선보였다.

이후 탄탄한 제품력을 기반으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태양의 후예’ 등 드라마 협찬 마케팅에 성공, 국내 주요 주얼리업체로 자리잡았다. 주얼리 매출이 커지자 2016년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바꿨다. 2011년 핸드백, 2015년 패션잡화와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한류를 타고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에 매장을 내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대표는 “올해 제이에스티나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정 부사장이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