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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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정은숙 씨(66)는 40년 넘게 이어왔던 차례상을 올해부터 끊기로 했다. 매년 명절이 끝난 뒤 찾아오는 손목 통증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이후 병원을 찾은 정 씨는 의사로부터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 씨는 "딸 아이의 도움으로 차례상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올해는 주문한 음식으로 명절을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조상을 기리던 과거와 달리 최근 명절에 대한 인식이 가족들끼리 모여 휴식을 취하는 시간으로 변화하면서 간편하게 제수음식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유통업계는 최근 HMR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설 명절 기간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는 HMR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온라인몰 더반찬은 간편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차례상'을 오는 27일까지 판매한다. 지난해 추석 처음으로 출시한 이 상품은 완판을 기록했으며,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더반찬은 이번 설 시즌에 준비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

아워홈은 이번 설 기간 직접 만들어 먹으면 손이 많이가는 숯불떡갈비, 숯불떡고기완자, 동그랑땡 등 적전류 제품을 HMR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설족'을 겨냥해 혼자서도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매콤 오븐 닭갈비', '매콤 제육 불고기', '푹고은 사골곰탕' 등을 준비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에서도 '설날요리세트' 내놓았다. 소불고기 전골과 잡채, 소고기 뭇국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식재료를 소분 형태로 진공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G마켓도 오는 31일까지 '2019 설 혜택' 기획전을 열고 차례상 차림, 귀성길 준비물 등을 모아둔 '설 준비관'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75,500 -0.66%)도 다음달 4일까지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HMR) '원테이블(1 TABLE)'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원테이블 설 선물세트' 2종을 선보인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앞다퉈 HMR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최근 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현황'에 따르면 2010년 7700억원이었던 국내 HMR 시장은 2017년 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조70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20%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난 추석 아워홈몰에서 판매된 HMR 제품은 평월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차례상 간소화 문화가 확산되면서 올 설에도 명절 시즌에 적합한 HMR 제품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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