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금피크제 개편 착수

노동계 "인건비 더 챙겨달라"
임피제 도입으로 고용증가 외면
정부가 본격적으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개편에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에서 어렵사리 도입한 지 불과 3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는 노동계 목소리가 거세진 탓이다.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1일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곧 발주할 계획”이라며 “연내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단계적으로 깎고 그 감액분을 청년 채용에 활용하는 제도다. 공공기관은 2016년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전면 도입했다. 당시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절감된 인건비로 2016년에만 4400여 명이 신규 채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7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것은 우선 임금피크제 시행 반대급부로 신규 채용한 인원을 ‘별도 정원’으로 분류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반 정원’으로 인정해 그만큼 인건비를 더 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이는 고령자 인건비 감액분으로 신규 채용 인건비를 충당하는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

노동계는 또 한시적으로라도 명예퇴직을 시행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깎인 월급을 받고 직장을 더 다니는 대신 ‘웃돈’을 받고 먼저 나가게 해달라는 요구다. 이는 추가 인건비 요구와 마찬가지로 국민 세금이 더 들어가야 한다.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임금이 깎이는 만큼 근로시간을 줄여달라는 요구도 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는 대상을 최저임금의 150% 미만까지 받는 근로자에서 250% 미만까지로 확대해달라는 것도 노동계의 요구다. 노동계는 나아가 장기적으로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기재부는 우선 보완책은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계 요구 일부가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후퇴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가 상당한 만큼 제도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일규/성수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