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소재 앞세워 수소車에 올라탄 철강업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수소경제 시대에 올라탈 채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2040년까지 수소자동차를 620만 대 생산(누적)하기로 하는 등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철로 만든 강판을 쓰는 자동차가 철강업의 대표적인 연관산업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국내 첫 수소차인 현대자동차 ‘넥쏘’에 탑재되는 금속분리판 소재인 ‘포스470FC’(사진)를 공급하고 있다. 이 소재는 수소차의 엔진 격인 연료전지 분리막에 적용된다. 포스코는 특수 처리를 통해 기존 금속분리판보다 생산원가를 40% 이상 낮추면서도 무게를 30% 줄였다. 2010년 포스470FC를 개발한 뒤 현대차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지난해 출시한 넥쏘 모델에 이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포스470FC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월드퍼스트(WF) 제품’으로 향후 수소차 생산량이 늘어나면 공급량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수소차뿐만 아니라 발전용 연료전지 분리막용 소재의 개발도 마치는 등 미래 수소경제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첨단소재 앞세워 수소車에 올라탄 철강업계
포스코는 또 수소차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지난달엔 포스코켐텍(2차전지 음극재 생산)과 포스코ESM(양극재 생산)을 합병키로 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를 글로벌 시장점유율 20%, 매출 15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금속분리판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이 회사는 충남 당진 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금속분리판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4월 양산을 시작하면 연간 8000대의 수소차에 들어가는 금속분리판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제철은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이용해 수소차 연료인 수소를 연간 3000t 생산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수소 생산 설비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등 연관산업 부진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업황 전망이 어두운 만큼 철강업계가 수소차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