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까지 걸그룹 광고모델…은행권 광고는 '아이돌 판'
농협은행이 신인 걸그룹 공원소녀(사진)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면서 은행권 내 ‘아이돌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5대 은행 모두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요즘 은행권 광고는 ‘아이돌판’이란 말까지 나온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공원소녀와 ‘농가소득 올라올라 캠페인’의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다. 보수적인 농협은행이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0대와 20대에게 농업 및 농촌에 대한 관심을 높일 방안으로 젊고 통통 튀는 신인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위촉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아이돌 광고 모델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신한은행은 워너원을,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BTS)을 각각 모델로 기용했다. ‘KB×BTS 적금’은 18만 계좌 이상 팔렸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엠넷 ‘고등래퍼2’ 우승자인 10대 래퍼 김하온을,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우리금융지주를 출범하면서 걸그룹 블랙핑크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은행들이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채용하는 것은 단순히 인기 많은 모델을 쓰는 차원이 아니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게 주요 과제인 상황에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아이돌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10대와 20대는 소비나 운용 가능한 자금 규모가 작아 당장 큰 수익으로 연결되긴 어렵지만 미래 고객 선점에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