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原電기업 당장 망하는데 정부는 그 절박함 몰라"
“원전 기업들은 당장 생존이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는 2~3년 걸리는 대책만 얘기하니 답답합니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원전 정책은 어떤 수정도 불가하다는 정부의 고집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 경남 창원 산업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지로 창원 원전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있다”며 공사 재개를 간곡히 호소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 회장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원전산업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복원이 불가능하니 간곡히 현실을 살펴봐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업계의 절박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소한 공론화라도 해달라는 요청에도 답이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원전업계는 올해 하반기면 일감이 끊기기 때문에 현 정부 들어 백지화한 신규 원전 6기 중 신한울 3·4호기만이라도 다시 지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회장은 “산업부 장관은 부품업체들이 원전 해체 등 다른 길을 갈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기업을 해보면 업종 전환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라며 “당장 고사 위기인데 업종 전환에 2~3년이 걸리는 해체 산업에 눈을 돌리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지역 원전업체 상당수가 이미 도산 직전까지 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한 회장은 “원전 부품을 제조하는 고가 장비를 고철로 처분했다는 기업, 직원들을 대거 잘랐다는 기업이 수두룩하다”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기업들을 정부가 제발 지켜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