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중고차 할부금융 사업 진출을 기점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공략에 나설 겁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기 생존을 위해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카드사업을 중심으로 한 경영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우리카드의 카(자동차)’라는 뜻을 담아 ‘우카카(가칭)’라는 중고차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취임 후 1년여가 지났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경영전략은.

“고객 중심 관점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데 주력했다.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고객이 갖고 싶고 사용하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직원들에게 틈날 때마다 ‘팔아야 하는 상품이 아니라 팔리는 상품을 내놓자’고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대표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우리카드 고유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확실히 집어넣은 상품이다. 기존 카드사들이 하지 않던 시도를 과감하게 했다. 화가 김현정 씨의 그림을 카드 디자인에 채용해 금융에 예술을 입혔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 고객이 원할 만한 수준의 혜택을 특화시켰다. 입소문이 나면서 2013년 우리카드 출범 이래 최단기 200만 장 발급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2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계기로 ‘우리은행과 거래할 때 추가 발급되는 카드’에 그쳤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업체에서 협업 제안이 계속 들어온다. 우리카드 자체 경쟁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호탄을 쐈다고 생각한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가져갈 건가.

“카드의 정석 시리즈에 3~4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포인트, 할인, 쇼핑 등 총 7종이 나와 있다. 여기에 특정 나이대를 겨냥한 상품을 더해 생애주기별 니즈를 촘촘히 채우려고 한다. 중학생, 고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10대 전용 ‘카드의 정석’, 40대 이상을 겨냥한 ‘카드의 정석 프리미엄’ 등을 구상하고 있다. 마일리지 적립 기능을 특화한 ‘카드의 정석 마일리지’도 올 상반기 출시할 거다.”

▷카드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응 전략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경영환경은 가시밭길이다. 꺼진 불도 다시 볼 생각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휴면 고객이나 이탈 조짐이 보이는 고객을 추리고, 활성화하는 데 공들이겠다. 신규 고객 확보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런 작업을 전담할 조직으로 리텐션(고객유지)마케팅부를 최근 신설했다. 고객 로열티(충성도)를 높일 방안도 강구해보려고 한다. 규모를 확장하면서도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겠다.”

▷신사업으로 중고차 할부금융을 택한 이유는.

“‘우카카’란 브랜드로 통칭할 중고차 할부금융 사업은 오는 7월 개시할 계획이다. 매물 검색부터 할부금융 신청까지 ‘우카카’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될 거다. 외부에서 중고차 전문가 2명을 영입했다. 그동안 신차, 리스, 렌털부문만 취급하던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할 거다. 신용대출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울 기회가 있다고 본다. 사업 초기에는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할 계획이어서 당장 올해는 적자로 출발할 거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투자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카드 하면 ‘카드의 정석’이, 중고차 하면 ‘우카카’가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또 다른 신사업도 구상하고 있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요즘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수익 다변화가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 방안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광고사업이나 보험 판매사업 활성화도 신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데 따른 변화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금융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도록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결합상품 등 금융지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보고 있다.”

▷올해 경영목표는.

“직원들에게 새해 키워드로 ‘강의목눌(剛毅木訥)’의 자세로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강의목눌은 어려운 상황에도 강인하고 의연한 태도로 정진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면서 바람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그 기세를 굳히고 튼튼하게 하는 데 공들일 생각이다. ‘고객 중심 마인드’라는 경영 철학이 상품 기획부터 서비스 구성, 디자인 등 모든 사업영역에 철저히 반영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고삐를 조이겠다. 성장의 정석을 보여주겠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