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1.4㎏·m의 강한 힘

포르쉐를 잡기 위해 등장한 재규어 F-타입은 언제나 당당함으로 가득했다. 박스터와 한판 승부를 펼치는 P300을 비롯해 911 카레라와 터보를 라이벌로 지목한 F-타입 S와 R도 마찬가지다. 한발 더 나아가 재규어는 가장 성능이 쎈 911 터보 S를 상대할 차로 F-타입 SVR을 시장에 내놓았다.
[시승]순수 열정, 재규어 F-타입SVR 컨버터블


SVR의 SV는 재규어 특별 제작 부서인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의 약자이고 R은 고성능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남들과 다른 특별하면서 강력한 차라는 뜻이다. 도발과 같은 재규어의 행동이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비춰지지는 않는다. F-타입 SVR 컨버터블은 911과 다른 지향점으로 순수를 향한 열정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디자인
어느덧 출시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F-타입의 생김새는 언제 봐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세월의 흔적을 비켜 간 듯한 세련된 모습은 비율에서 두드러진다. 보닛이 길고 트렁크가 짧은 롱 노즈 숏 데크 스타일은 전통적인 스포츠카 비례에 충실하면서도 주행 감각에 힘을 보탠다.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LED 헤드램프와 펜더에 세로로 길게 추가한 에어덕트는 신형만의 특징이다. 방음 기능을 높인 소프트톱은 시속 50㎞ 이하에서 12초 만에 열고 닫을 수 있다.
[시승]순수 열정, 재규어 F-타입SVR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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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R만의 특이점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 범퍼 양 끝에 위치한 커다란 공기 흡입구를 비롯해 스플리터와 카본 스포일러를 추가로 달았다. 보닛에는 뜨거운 엔진 열을 배출하기 위해 구멍을 뚫었고 차체 곳곳에는 SVR 배지를 붙여 존재감을 나타낸다. 20인치 SVR 전용 휠과 4개의 대구경 배기구는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차라는 걸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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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일반 F-타입과 크게 다르지 않다. 340㎞까지 적힌 바늘 계기판과 통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두툼한 패들시프트, SVR각인이 찍힌 버킷 시트가 유일한 차이점이다. 인 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다. 터치감과 연동성이 빠르고 구성이 깔끔해 주행 중에도 시인성이 좋다. 값비싼 스포츠카답게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둘렀고 조립 마감 품질도 만족스럽다. 반면 공간 활용성은 떨어진다. 실내 수납 공간은 크기가 작고 358ℓ의 트렁크는 비상용 타이어가 들어있어 짐 넣을 공간이 부족하다.

▲성능
보닛 아래에는 V8 5.0ℓ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이 들어있다. 최고 575마력, 최대 71.4㎏·m를 내고 0→100㎞/h 가속은 3.7초, 최고속도는 시속 314㎞다. 시동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우렁찬 소리를 토해낸 뒤 낮은 그르렁거림이 들린다. 주변 시선을 압도하는 소리는 달릴 때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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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깊은 울림과 4,000rpm을 넘어설 때부터 들리는 고음은 운전자를 자극한다. 변속 레버 아래에 작은 배기 버튼을 누르면 소리는 더 커진다. 마른 하늘에 천둥이 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멀리서도 SVR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다. 듣는 사람에 따라 요란하고 시끄러운 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소리로만 승부를 본다면 F-타입 SVR을 이길 차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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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차는 빠르게 튀어나간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몸은 시트 깊숙이 파묻힌다. 주변 사물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계기판 속도보다 체감 가속이 더 빠르기 에 운전자가 경험하는 스릴은 상당하다. 출력은 초반과 중간을 넘어 끝까지 여유롭다. 순간적으로 나오는 강한 토크는 일반 도로에서 다룰 때 주의가 필요하다. 욕심을 부리면 차는 금세 균형을 잃고 뒤가 살짝 미끄러진다. 코너에서도 언더스티어 현상이 강하다. 구동 방식은 네바퀴굴림이지만 높은 성능 때문에 뒷바퀴굴림 차를 모는 것처럼 짜릿하다.
[시승]순수 열정, 재규어 F-타입SVR 컨버터블


스티어링 반응은 예민하다. 덕분에 민첩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정확하게 라인을 그린다. 운전에 자신감이 붙어 조금만 무리하면 차는 보란 듯이 경고를 준다. F-타입 SVR은 운전자 판단과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결과와 책임까지 모두 운전자에게 맡긴다.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전자 장비가 미리 개입하는 요즘 스포츠카와 성격이 다르다.
[시승]순수 열정, 재규어 F-타입SVR 컨버터블


차가 주는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운전 실력은 점점 커진다. 처음에는 다루기 까다롭지만 한번 적응하면 어떤 차보다 즐겁고 재밌게 탈 수 있다. 여기에 온 몸으로 햇살을 맞으며 여과 없이 배기음을 들을 수 있는 컨버터블이 주는 낭만과 감성은 덤이다.

▲총평
F-타입 SVR은 달리기 실력과 균형감이 911처럼 빈틈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속도를 높이고 코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감각은 손색 없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감성은 오히려 한 수 위다. 여전히 높은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남들과 다른 순수한 운전 재미를 원한다면 눈여겨볼 만한 차다. 가격은 2억2,580만원이다.
[시승]순수 열정, 재규어 F-타입SVR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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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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