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0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불과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1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은 작년 한 해 172억3817만달러(약 19조23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7년(128억348만달러) 대비 34% 늘어나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방한 중국인이 크게 감소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따이궁 덕에…면세점 매출 신기록
매출 증가는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 이끌었다.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급감한 뒤 그 빈자리를 따이궁이 채우기 시작했다. 따이궁은 대량으로 면세품을 구입해 중국에서 재판매해 20% 안팎의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은 중국 현지에서 면세점 구입가의 두 배를 웃돌기 때문이다. 롯데 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의 약 70%가 따이궁에서 나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따이궁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국내 면세점의 고속 성장세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이궁 등 소규모 판매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이 올해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월에는 작년 1월 대비 따이궁 매출이 20~30%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