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폴 스미스 봄·여름 컬렉션

과장된 어깨·긴 소매 등 디자인
경량 소재로 현대적 실용성 강화
여성복 과감한 무늬·패턴 '눈길'

외투·드레스에 페인트칠 한 듯…
초창기 사진프린팅 기법도 부활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생동감 넘치는 색상과 클래식한 디자인.’ 영국 브랜드 ‘폴 스미스’의 이미지다. 멀티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유명한 폴 스미스는 여러 색상을 섞어 매치하는 최근 트렌드 덕분에 ‘패피(패션피플)’들 사이에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역동적인 레인보우 패턴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폴 스미스는 1976년 첫 번째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시작된 영국 브랜드다. 영국의 전통적인 패턴과 재단, 생동감 넘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폴 스미스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패션 브랜드를 선보인 건 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 계기였다. 6개월 동안 병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 17세의 폴 스미스는 퇴원 후에도 예술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펍에서 주로 친구들을 만났다. 몬드리안, 앤디 워홀, 코코슈카, 데이비드 베일리 등 유명 화가에 대해 토론했고 롤링스톤스, 마일스 데이비스 등 다양한 음악을 함께 들었다. 그때 폴 스미스는 예술적 영역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 부인이자 당시 여자친구였던 폴린 데니어의 격려로 2년 뒤인 1970년 영국 노팅엄에 작은 부티크 매장을 열었다. 그렇게 옷을 만들어내다가 1976년 처음으로 남성복 컬렉션을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였다.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이후 폴 스미스는 유명한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40여 년 동안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는 패션뿐 아니라 대중문화 트렌드를 예상하고 만들어나가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평을 듣는다. 유머감각과 익살스러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옷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클래식과 익살스러움의 조화를 패션으로 표현한 것이다.

폴 스미스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멀티 스트라이프 패턴은 ‘레인보우 패턴’이라고도 불린다. 밝은 원색의 옐로와 오렌지, 차분한 다크 블루 등 24가지 색상이 86개 선으로 반복되며 독특한 조합을 이뤄낸다. 폴 스미스는 각기 다른 사이즈와 색을 조합하기 위해 컴퓨터가 아닌 수작업으로 이 스트라이프를 완성했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의 만남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폴 스미스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은 영국식 스타일과 밀접한 서브컬처(주류 문화의 상대 개념)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기존의 관습과 경향에 반발하는 대담함을 옷으로 표현했다는 평이 나온다. 1980년대 초반부터 폴 스미스는 다소 딱딱했던 테일러링(재단)을 유연하게 변화시킨 바 있다. 슈트 한 벌을 만들어도 과감하고 새롭게 만드는 걸 중시했다.

과장된 어깨, 긴 소매 등 이미 유행이 지나간 듯 보이는 디자인은 새로운 소재와 색상을 만나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무거운 소재로 만든 과거와 달리, 경량 소재로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어 현대적인 실용성을 가미했다. 편안한 실루엣, 가벼운 무게 등 실용성과 기능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여성복에도 남성복과 같은 방식과 옷감을 썼다. 좀 더 새롭고 강렬한 디자인을 채택해 자신감 넘치는 여성, 개성이 뚜렷한 여성의 느낌을 살렸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무늬, 몸에 꼭 맞는 드레스, 실용적인 폭 넓은 스커트, 체커보드(서양 장기판) 무늬의 양말, 니트 등이 주요 제품이다.
컬러 믹스매치 장인…그가 만들면 다르다

폴 스미스

폴 스미스

브랜드 초창기에 선보였던 사진 프린팅 기법도 다시 선보였다. 폴 스미스의 사진에 대한 애정은 사진작가였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올봄에 선보인 사진 프린팅 기법은 폴과 폴의 아버지 사진을 활용했다. 남성 외투, 여성용 드레스와 코트에 페인트칠한 것 같은 느낌으로 사진을 프린팅했다. 신발에는 전형적인 영국 디자인이 엿보인다. 여성 신발로는 뱀가죽으로 제작한 레이스업 앵클부츠를 새로 출시했다.

폴 스미스는 영국 아이웨어 브랜드 ‘커틀러앤그로스’와 협업(컬래버레이션)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영국 고유의 디자인을 계승하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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