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빠르게 바꿀 수 있어"
보유자산 줄여 유동성은 회수
美 투기등급 채권에 자금 유입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10일(현지시간)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망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며 인내심을 갖겠다”고 말한 데 이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중단할 뜻을 재차 내비친 것이다. 그는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인내’ ‘참을성’이라는 단어를 다섯 차례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통제가 가능해 (금리를 올리지 않은 채) 인내심을 갖고 주의깊게 지켜볼 수 있다”며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통화정책을 빠르고 상당한 정도로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당초 Fed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암시한 데 대해서도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며 “지금까지 해 온 긴축정책의 결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시장 유동성을 줄이는 Fed의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선 “궁극적으로 현재 규모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신호는 없다”며 지나친 경기둔화 우려를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지표는 탄탄하지만 금융시장은 우려하고 있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된 걱정거리”라고 덧붙였다.

Fed의 금리정책이 관망 기조로 돌아서면서 미국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도 완화될 조짐이다. 에너지기업인 타르가가 이날 8년 만기 투기등급 채권을 15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투기등급 채권이 발행된 것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40일 만에 처음이다. 그간 주가가 급락하고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기등급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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