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8년만에 최대폭 증가

조선업 구조조정 등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지난해 은행권 대기업 대출이 4년 만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8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 기업 원화대출 중 대기업 대출이 지난해 5조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1조2천억원과 -3조5천억원이었다.
작년 은행권 대기업 대출 4년만에 증가…개인사업자는 주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이 구조조정 등 여파로 한동안 마이너스였다가 지난해에는 증가했다"며 "운영자금 대출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월 2조원 이상 증가세를 이어오던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간으로 25조원 늘었다.

전년(27조8천억원)보다 증가액이 다소 줄었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연간 증가액이 37조7천억원으로, 역시 전년(41조6천억원)보다 적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은 42조7천억원으로 2015년(48조3천억원) 이래 3년 만에 최대였다.

회사채 순발행은 5조2천억원으로 2012년(17조5천억원) 이래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리 발행해두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작년 은행권 대기업 대출 4년만에 증가…개인사업자는 주춤
지난달만 보면 기업대출이 6조8천억원 줄었다.

연말을 맞아 기업들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상환에 나선 여파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증가액이 3천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1년 1월(2천억원) 이래 거의 8년 만에 최소다.

은행이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에 나서며 기존 대출이 일부 감소했고 이자상환비율(RTI) 등 규제가 강화된 영향도 있던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 중심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정기예금 증가액은 72조2천억원으로 2010년(95조7천억원) 이래 8년 만에 가장 많다.

은행들이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예금을 유치한 결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최저 수준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LCR이 높으면 위기 상황이 벌어져도 바로 현금화할 자산이 많아 은행의 생존력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또 내년에 새로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방식이 도입됨에 따라 예대율 규제비율(100%)을 넘기지 않으려면 예금을 더 확보하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
작년 은행권 대기업 대출 4년만에 증가…개인사업자는 주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