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운데)가 임직원들과 함께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담그기 활동에 참여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운데)가 임직원들과 함께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담그기 활동에 참여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2015년 취임 이후 회사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경계를 허문 ‘옴니존’과 ‘옴니 스토어’ 등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태블릿PC로 상품을 보여주고, 전문 상담 직원이 옆에서 조언해주는 방식은 국내에선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온라인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온·오프라인 매출이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작년 말 기준 온라인·옴니 매출 비중은 25%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창출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롯데그룹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롯데하이마트의 ‘유통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1월 구리역점을 시작으로 12개까지 늘어난 옴니 스토어를 올해 20곳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하이마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와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에서 수령하는 크로스픽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성장 전략이 궁금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적극적으로 ‘빌드 앤드 스크랩(Build and Scrap)’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리뉴얼하고 좋은 점포는 확대하는 정책을 유지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 스토어도 더 키울 예정입니다. 자체상표(PB)와 글로벌 브랜드, 미래형 상품을 확대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옴니 스토어를 연 이유는 무엇입니까.

“온라인으로 쇼핑의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한 결과입니다. 2016년부터 매장 안에 태블릿PC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에 없는 상품까지 검색할 수 있게 한 옴니존입니다. 가전은 부피가 크고 무겁다 보니 진열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손님이 태블릿PC로 상품을 보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직원들과 상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작년부터는 매장 전체를 특화시켜 옴니 스토어로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왼쪽)가 회사 임직원 가족을 회사로 초청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왼쪽)가 회사 임직원 가족을 회사로 초청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했습니까.

“영국 아고스, 일본 쓰타야 서점을 참조했습니다. 아고스는 매장에 아예 상품이 없습니다. 상품은 매장 내에 비치한 카탈로그와 태블릿PC를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쓰타야 서점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문화휴식 공간입니다. 롯데하이마트 옴니 스토어는 이 두 가지를 결합했습니다. 상품 진열을 확 줄이는 대신, 카페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주문은 태블릿PC를 통해 하도록 했습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도 갖춰 놓았습니다.”

▷옴니 스토어는 얼마나 늘어날까요.

“현재 매장 수는 12개입니다. 전국에 463개 직영매장이 있으니 아직 비중은 작습니다. 올해는 20개를 더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옴니 스토어는 상권별로 다르게 만들 것입니다.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수도 현재 15만여 개인데, 더 늘릴 생각입니다.”

▷또 다른 온라인 대응 전략이 있나요.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도 있습니다. 롯데 계열사 매장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롯데리아에서도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크로스픽 서비스도 확대하겠습니다. 전국에 촘촘하게 있는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전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하고 있습니까.

“가전의 키워드가 가성비에서 ‘나심비’로 바뀌고 있습니다. 제품 선정의 기준이 가격에서 ‘나의 심리적인 만족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깁니다. 다이슨처럼 고가 가전이 잘 팔리는 것이나 건조기 등 환경 가전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같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는 과거에는 개념도 없었는데 요즘은 필수 가전이 됐습니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상품 구색을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는데요.

“가전 클리닝과 주거 공간 케어 두 가지 서비스가 있습니다. 가전 클리닝은 세탁기, 에어컨, 비데, 매트리스, 주방후드 등을 청소하는 서비스입니다. 주거 공간 케어는 곰팡이 제거, 배관 청소, 비둘기 퇴치 등 주거 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유지하도록 합니다.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입했습니다. 서비스 중 발생한 피해를 소비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책임배상보험에 가입했고, 사후 서비스도 갖추고 있습니다. 품목을 다양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은 지속적인 과제입니다.”

▷평소 임직원에게 당부하는 것이 있습니까.

“가족 사랑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강조합니다. 가족이 행복해야 회사 일도 잘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매년 5월에는 임직원 가족을 회사로 초청하는 오픈 오피스 행사를 합니다. 회사를 방문한 자녀들에게 사원증을 선물하고 부모가 근무하는 사무실을 둘러보며 추억을 쌓을 수 있게 했습니다. 매년 여름에는 협력사 직원 가족을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테마파크 등으로 초청해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족여행 후기를 공모해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안효주/안재광 기자 joo@hankyung.com